비바, 천하최강 - 제6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49
정지원 지음 / 창비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주인공 네 명 천하최강을 보면, <신사의 품격>에 나오는 미중년(?) 사인방이 떠오른다. 그렇지만 천하최강의 이야기는 그다지 드라마틱한 요소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이야기가 더 내 마음에 와닿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 작가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아무튼 훈훈한 우정은...담담한 밥맛 같이 변치 않는 면이 있다.' 라고.

  청소년문학이라고 해서 가볍고 발랄한 청춘들의 이야기, 혹은 뚜렷한 교훈과 감동이 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지금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도 좋겠지만, 이미 학창시절을 지나온 어른들을 위한 소설로서도 전혀 흠이 없었다. 한 명의 시각에서 서술적으로 흘러가는 이 소설은 소년들의 리얼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표현이나 사건이 결코 과장되어 있지 않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소년들의 관심사와 대화주제, 행동들도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듯이 이 작품 역시 그 시간의 흐름을 잘 따라가고 있다. 회상에 빠지는 장면 장면마다는 왜 괜히 내가 시큰해지던지...

  이소룡 vs 성룡, 친구들이 모여 자칫 저지른 크고 작은 사고, 학교 선생님에 대한 오해, '뽀뽀뽀', 연애편지 대필, 그리고 결혼식 축가. 누구에게나 한번 쯤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소재가 아닌가 싶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짙은 그리움과 나도 모르게 짓게 되는 씁쓸한 미소. 그러나 결코 씁쓸하지만은 않은, 아주 묘한 기분이라고나 할까. 이 책의 결말부분에 예상 외의 반전이 있어서 마음이 더 그러했던 게 아닌가 싶다. 청소년문학이라고 살짝은 얕잡아봤던 내 자신을 반성하며, 그리고 내 소중한 학창시절 친구들을 추억하며, 이 책을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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