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읽는 영미문학이었다. 영연방 최고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타이틀이 나의 관심을 이끈 것도 사실이었다. 평소라면 책의 앞과 뒤를 샅샅히 읽고, 저자에 대한 소개와 저자의 말까지 꼼꼼히 읽고나서야 책을 읽기 시작했을 나이지만, 이 책만큼은 단숨에 달려들어 읽고 말았다. 어찌나 성급했던지 다 읽고나서 생각해보니 꽤 놀라울 정도였다고나 할까. 그만큼이나 내 관심은 이 책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 책은 주인공인 토니와 그의 친구 에이드리언, 그리고 토니의 여자친구인 베로니카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그려넣은 책이다. 나는 이 책의 고급스러우면서도 냉철한 문체와, 인간 내면에 대한 깊고 성찰이 돋보이는 극의 흐름에 빨려들다시피 했다. 1장을 다 읽을 때까지 이 책에 대한 나의 흡입력은 무시무시할 정도였다. 극의 빠르면서도 적당히 리듬을 타는 전개가 나의 사고의 흐름과 온전히 일치했다. 왜 한동안 이런 책을 읽을 수 없었을까! 너무나 안타깝고도 기쁜 마음으로, 초콜렛을 조금씩 조금씩 먹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하지만 사실 2장에서는 내 기대와는 조금 어긋난 박자의 흐름으로 소설이 진행되었다. 아무리 내가 여자이긴 하지만, 베로니카의 말과 행동을 쉽게 이해하기 힘들었고, 토니와 베로니카의 관계가 별다른 진전이 없이 지지부진한 반복은 맥빠지게 만들기도 했다. 이 소설의 최고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크게 돋보이지 않게 전개되었던 점도 조금은 아쉽다. 그리고 계속되는 반전의 부분도 그다지 감동이나 자극이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다 읽고 났을 때에 마음에 흡족했던 이유는, 이것이 바로 평범한 인간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은, 소위 말하는 '소설'처럼 착착 전개되고 손발이 맞는 게 아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기억의 왜곡과 지난날에 대한(젊은 시절의) 사건들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회고하는 시기(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것이 인간의 삶이고, 인간의 특성이다.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그려낸 소설이 바로 이 소설이기에 모든 어른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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