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고타 크리스토프' 작가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책을 추천 받아서 읽게 되었다. 책의 두께가 상당
해서 과연 내가 읽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책상 위에 두기를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생긴 강제
로 '책만 읽을 수 있는 시간'에 책장을 펼치게 된 책이다. 처음 마주했을 때는 3개의 목차로 이루어진 장편 소설로 착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책장을 덮고 나서, 마지막 페이지의 작가와 작품 해설까지 읽고 나서야 이 3개의 목차의 글이 시차를 두고 발표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르고 읽어도
몰랐을 만큼, 3개의 소설이 잘 연결된다고 느꼈다. 그래도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이라 1번만 읽은 지금에
는 다시 읽어야 제대로 정리가 되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 책에는 3개의 제목의 글이 있다. 1부 비밀 노트, 2부 타인의 증거, 3부 50년간의 고독이라는 제목의 소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 된 소설로 읽는 내내 작품의 배경처럼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가 나에게도 지속되었다. 그래도 책을 덮고 나서 느끼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삶이란 게 누구에게나 찾아올 지 모르는 고통스러움을 직면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품에는 루카스(Lucas), 클라우스(Claus) 두 쌍둥이 형제가 등장한다. 둘은 알파벳 철자의 순서만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읽으면서 2차 세계대전을 겪고 난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살아내야 했던 시간들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작가가 살았던 시대를 잘 묘사하고 있었고 루카스와 클라우스가 살아낸 이야기가 책장
을 넘길 때 마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사람이 어쩌면 이럴 수 있을까? 삶의 밑바닥, 살아가기 위해서는 본능과 욕구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루카스와 클라우스의 각기 다른 삶의 여정을 추리해가는 과정은 너무 흥미진진했지만 마음 속이 알 수 없는 우울감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은 두께가 있지만, 책의 활자가 커서 읽는데 무리가 없었으며 글씨도 눈에 잘 들어왔다. 각 에피소드들은 흥미를 북돋우기 충분해서 술술 읽혔다. 다만 "1부, 2부, 3부"를 읽을 때는 의도적으로 분리해서 다른 작품이라고 알고 읽는 것이 어쩌면 독자가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책을 읽는 동안, 2차 세계대전 시대를 배경으로 지어진 다른 소설도 떠올랐고 작품 전반에 깔린 인간이 마주하는 고통,
인간의 심리, 그리고 지금 내가 누리는 안락한 것들에 대해 감사함도 느꼈다.
뭐라 정의 내리기엔 머리가 복잡하다. 이 작품을 읽어보고 개개인마다 작품에 대한 음미를 해보시길 권한다.
책 읽는 와중에 302쪽의 문장을 메모를 해두었다. 요즘 글쓰기에 대한 다른 책을 읽었는데 우연인지, 아니면 그 부분에 신경을 써서인지 이 문장이 계속 맴돌았다.
"루카스, 모든 인간
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걸.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이건 보잘것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있겠어. 하지만 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힐 걸세. ...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 갈 뿐"
루카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이건 보잘 것 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있겠어. 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 갈 뿐 - P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