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모 작가님의 '파과'라는 책을 읽고 난 후 다시 읽은 구병모 작가님의 2025년 신작이다.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책을 예전에 읽었었고, 최근에 '파과'라는 책을 읽은 터라, '절창'이 어떤 주제의 소설일지 궁금증이 생겼다.
먼저 읽은 분에게 소감을 알려 달라고 말하니, 구절에 대한 '사전'이 필요한 책이라고 설명해주었다. 평점은 그리 높지 않게 주었는데, 그래도 청소년 소설만 읽던 터라 이 책의 두께나 표지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해서 집어 들게 되었다.
책 읽기에 대한 내용이 아주 많이 언급되고 세익스피어의 글이 문장 자체로 주인공의 대화에 묻어 나는 장면에서는 신선했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생각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욕심으로 상대방의 자유를 박탈하고, 그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을 물질적인 것으로만 메꾸려하는 상대에게 과연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을까.
두 번 만나고 나서 자신에게 의식주를 제공하겠다는 사람을 따라 나선 것부터가 잘못이었을까. 오언이라는 인물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가. 남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선생님의 방문이 없었다면, 오언과 아가씨의 삶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소설은 세익스피어의 문장을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대신, 읽을 때 집중해서 문장이 말하는 의미를 꼽씹어야 의미가 전달된다
인어공주의 이야기에서는 솔직히 웃음도 났다. 인어 공주가 말을 잃었을 때 왕자에게 자신이 왕자를 구해줬다고 전달할 방법에 대해 구술하는 부분에서는 정말 나랑 생각이 너무 같구나 싶어서 웃음이 났다. 소설에서 다른 소설의 이야기에 대해 다시 언급하고 이를 기억해내다니 그런 면에서 이 책이 다른 소설과 다르게 작가님이 열심히 쓰셨구나 생각도 들었다. 평가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사건의 줄거리는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보스 오언을 둘러싼 주변의 실장님들이 캐릭터도 흥미롭고,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게, 마치 책을 읽는 것처럼 여기기 되는 포인트도 새로웠다. 상대방의 생각은 상대방 몸에 난 상처와 접촉했을 때 가능하다니 우리가 남을 대할 때 그사람의 상처를 보고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으로 보아도 될지 모르겠다.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고 해서 물질적인 것만 충족해주면 되는가?
내가 많은 것을 해주었다고 해서 상대방 마음이 반드시 나에게로 향해야 하나?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자신의 욕구 만을 채우기 위한 욕심이 아닌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서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사실 만으로 그 사람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되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소설에서는 그 방식이 잔인했지만 말이다.
절창.. 내가 읽은 의미가 작가님 의도가 같지는 않겠지만,
흥미롭게 읽었으며, 또 이렇게 후기를 남겨본다.
상대방의 생각을 다 읽는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 같은 걸 왜 배우나 생각했으면 내가 여기 올 일은 없었겠지? 시험이 아닌 한 그게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계속 그렇게 생각하도록 내버려두면 돼... (중략)
말하자면 책을 읽고 반드시 무언가를 느껴야만 하는 것인지, 인간은 바로 그 지점부터 문제삼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일종의 고정관념과 강박의 소산 아닐까요.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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