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눈길에 닿았다. 책을 쓴 손현주 작가님은 '불량 가족 레시피','가짜모범생.1-2' 등을 쓰신 분이다.
준형은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고 할머니의 예쁨을 받는 손자다. 그렇지만 항상 관심이 필요한 여동생 때문에 늘 준형은 엄마한테 뒷전이라고 생각한다. 준형의 할머니는 부유해서 준형이에게 항상 용돈도 두둑이 주고, 준형이 뭘 하든 이뻐한다. 그래서 준형은 할머니에게만은 공부를 잘해서 잘 보이고 싶다. 겉보기엔 남 부러울 것이 없는 가정이지만, 사실 준형의 여동생은 자폐가 있어서 엄마가 늘 동생만 애지중지해서 준형이는 뒷전으로 밀린 삶을 살았다. 그래서 항상 마음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그날도 준형은 아빠의 담배 몇 개를 몰래 챙겨서 아파트 비상 계단에서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했다. 그런데 하필 그날 준형의 담배 냄새를 맡은 아랫집 할머니가 준형이를 훈계하러 비상 계단 위로 올라왔다. 그 할머니는 층간 소음 불만으로 준형이 집을 자주 찾아오던 아래집 할머니였다. 학교장으로 퇴직하셨다던 할머니와 담배에 대한 언성을 높이하다가 할머니가 갑자기 균형을 잃고 계단 아래로 떨어지셨다. 준형이가 밀친 것은 아니지만, 그 정황상 자신이 오해받을 것 같아서, 갑자기 너무 무섭고 그래서 준형은 119 신고를 미룬다.
준형의 가족도 이 사건을 알게 되지만 같이 함구하기로 한다. 아들의 미래가 달린 일이고 준형이 역시 너무 무서움에 떨고 있어서 이다. 한달 간의 시간이 지속되는 동안 경찰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 이후, 이 사건이 밝혀 질까 봐 준형의 한 달 간에 걸친 삶은 피폐해진다. 일상생활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하고 자기만 이렇게 죄책감과 악몽에 시달린다. 그러던 그에게 친구인 현서가 이 사건을 알게 되어 현서와 갈등을 겪으며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대해 다시금 돌아본다.
거짓말을 계속하는 상황,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다른 누군가에게 뒤집어 씌운다고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 그는 용기 있게 자신의 잘못을 밝히기로 한다.
자신의 잘못을 마주하고 잘못을 밝히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선택이다.
작가는 말한다. 두려움으로 침묵하며 방관하는 사람이 되느냐, 책임을 지는 떳떳한 선택을 하느냐 양갈래의 마음을 다 가진 우리지만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이기도 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오랫만에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은 청소년 소설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우산을 쓰지 않아서 옷이 흠뻑 젖었다. 비를 조금이라도 덜 맞으려고 준형은 있는 힘을 다해 뛰었다. 이런 날이 제일 싫다. - P7
"그런 집에 살면 좋지., 그래도 엄마는 다른 건 말고 우리 아들이 명품이면 좋겠어." "사람도 명품이 있어?" "당연히 있지. 책임감, 도덕성, 정직하고 성실한 태도. 이런 걸 갖추고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엄마는 네가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어." - P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