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백온유 작가의 책으로, 2019년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다. 파란 하늘, 바다로 보이는 너머를 두 소녀가 내려다 보는 장면이 작품의 표지이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의 색이 여름날의 평온함을 상징하는 것도 같지만, 그 뒷모습에서 무언가를 응시하며 있는지 궁금하게 한다. 그들은 어떤 표정일까? 그들 앞에 무엇이 드러져있을까 궁금해진다.  표지 그림에 대한 안내를 살펴보니, 우지현의 '세친구'라는 제목으로, 2020년 캔버스에 유채라는 작품인데 실제 작품은 3명이 그려져 있다. 왼 편으로 한 명이 더 있다. 그런데 표지는 2명만 잘라서 보여준다. 왜 일까?

유 원. 이름이 두 자이다. 성이 유, 이름이 원.

미래를 알았던 것일까? 언니가 유 원이라는 이름을 짓자고 했고 언니 원하는 대로 동생의 이름은 '원'으로 지어졌다. 고등학생인 언니가 동생을 유치원에서 집에 데려오고 평온할 것 같은 시간에, 아파트에 불이났다. 피할 겨를도 없이 .. 집에서 맞이한 죽음. 화마는 언니를 빼앗아 가고, 동생은 언니가 아파트 밖으로 이불에 싸서 던지는 바람에 살아났다. 그 동생을 받아준 아파트 주민 아저씨 덕분에, 원은 살아남는다.

남겨진 유 원의 가족, 아저씨, 그리고 아저씨의 가족.

화재 사건으로 인해, 유 원의 가족의 삶은 힘들어진다. 그런데, 두 딸중 한명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나머지 한명이 살아있고 이 한 명을 살리고자 마지막까지 자신의 목숨을 내어준 딸이 있다. 부모는 남은 딸의 삶이 온전하도록 온 힘을 다한다. 

유원은 언니의 몫의 삶을 더 살아내려 고군분투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남은 죄책감이, 마땅한 죄책감이 너무 무겁고 버거워진다. 그 삶에, 용기 있는 선택을 하게 만드는, 세상을 다르게 보고 삶을 스스로 용감하게 살아가는 친구 수현이가 나타난다...

가벼운 소설로 생각했는데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다. 그런데, 삶에서 회피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야할 순간이 있다. 그럴 때  나는 내 자신을 위해서 당당하게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소설을 읽는 내내 유 원의 선택이 너무 대견하고, 아저씨와의 대화에서 마침내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부당한 요구를 거절할 때는 정말 유원이 하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이내 마음이 가벼워졌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충분한 책이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주제. 고등학생들의 학교생활도 엿볼 수 있고, 그들의 생각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여러분도 한 번 읽어보세요' 라고 권해본다.



미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했다.햇볕을 쬐면 살이 타는 것 처럼 아저씨를 만나면 마음 어딘가가 화끈거렸다. 벗어나야 했다.
....
- P197

-원래 계속 자는 애야.
-그래도 깨워 줘야지. 버리고 가냐? 너희 반 애들 되게 인정머리없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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