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 영화로 읽는 ‘무진기행’, ‘헤어질 결심’의 모티브 ‘안개’ 김승옥 작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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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작가가 지은 각본집 <안개>는 김수용 감독의 1967년 작 <안개>의 시나리오입니다. 많은 알려진대로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을 시나리오로 옮긴 이 작품은 당시 신성일, 윤정희 주연의 작품으로 작품성을 인정 받았고 작년에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의 큰 영향을 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봉조 작곡가의 동명곡 또한 67년작 작품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좋은 기회가 되어 한국영상자료원에서 67년작을 스크린으로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무진'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김수용 감독의 연출력으로 인해 탁월한 작품으로 승화되었습니다. 당시 슈퍼스타였던 신성일과 신예 윤정희의 호흡도 굉장히 좋았고요.



이 책 그러니까 이 각본집의 대부분이 영화에 녹아들고 있는데, 김승옥 작가가 책 초반에 밝혀듯이 영화 현장에서 추가되거나 빠진 장면도 살짝 있더라고요. 대표적으로 신성일 배우가 맡은 윤기준과 윤정희 배우가 맡은 하인숙이 서로의 마음이 통해 갖는 첫 잠자리의 장소가 영화속엔 추가되어 있습니다. 윤기준이 예전에 들렸던 바닷가의 민박집이 영화에선 추가되어 있었습니다.

김승옥 작가는 마치 자신이 이 영화를 연출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그는 후에 몇 편의 각본을 쓰기도 했고 영화 연출도 1편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 책을 보면 단순히 대사와 상황 설명 뿐 아니라 배우의 동선이나 카메라의 움직임을 생각해하는 글도 여러군데서 보였습니다.



작년 최고의 영화라고 불리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안개>의 플롯과 캐릭터와 많이 닮아있습니다. 물론 주인공의 직업 등이 다르지만 이포라는 공간이 무진과 닮아있고 서래와 해준의 묘한 관계가 인숙과 기준의 그것과 닮아 있습니다.

무진이라는 공간이 하나의 캐릭터로서 작품을 풍성하게 만드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하는 이 작품은 마치 배트맨 시리즈의 고담시가 내뿜는 공간 자체의 매력을 고스란히 안겨주는 작품이 바로 <안개>입니다.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데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꼭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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