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 - 20세기 제약 산업과 나치 독일의 은밀한 역사
노르만 올러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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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만 올러가 지은 <마약중독과 전쟁의 시대>는 제2차 세계대전의 독일군과 히틀러가 어떻게 마약에 의지해서 전쟁을 치루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총 4개의 챕터로 이루어져있고 1933년부터 패망하는 1945년까지 전쟁의 상황과 사용하는 마약의 종류를 기준으로 나뉘어 구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챕터는 일명 국민 마약이라고 불리는 메스암페타민을 소개합니다. 개인적으론 메이저리그 야구선수인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사용한 약으로 먼저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을 통해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고 이렇게 오래전부터 사용된거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암페타민의 효능(?)은 그야말로 잠이 오지 않게 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전장에서 지쳐있는 독일군들은 이 약물을 복용하고 이틀정도 잠을 자지 않고 버틸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일명 늑대요새라고 하는 공간에서 마약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제조되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고 이를 허용한 히틀러가 얼마나 악독한 인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 챕터에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에 한 명인 환자a 그러니까 히틀러를 지칭하는 환자a의 주치의인 모렐이라는 의사가 등장합니다. 모렐은 히틀러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최측근이 되고 그의 약물 처방을 하게 되는 인물입니다.



두 번째 챕터에선 페르비틴이라는 약물을 소개합니다. 점점 더 강한 약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성이 생긴 군인들과 장교 그리고 고위층까지 점점 더 독일군은 약물에 의해 지배됩니다. 괴링을 비롯한 그의 오른팔인 우데트라는 인물은 심각한 알코올 중독과 더불어 마약중독으로 권총 자살을 하기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독일전차부대들은 진격에 앞서 약물을 복용하고 전장에 출전했었고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면을 이겨내는(?) 용도 뿐만아니라 일본군 카미카제의 파일럿들과 같은 효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독일의 승승장구가 첫번째로 삐걱거림과 동시에 히틀러의 전략적 능력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던 덩케르크. 그리고 무리한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독일군은 서서히 패색의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세번째 챕터에 이르면 1941~44년의 시간적 배경을 보여줍니다. 독일군의 퇴락과 더불어 암살 위협에 공포를 느낀 히틀러는 깊은 지하 벙커에 쳐박혀 약을 탐닉합니다. 오이코달이라는 약물이 등장하고 히틀러의 몸상태는 최악에 이릅니다. 약이 없고서는 도저히 군을 지휘할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서게 됩니다. 약에 취해 쓰러지기도 한 히틀러는 거머리를 이용해 민간치료 등을 하는 모습도 소개됩니다.

마지막 챕터에선 19살 연하였던 에바 브라운과 마지막을 함께함과 동시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히틀러의 모습을 보여주고 주치의인 모렐이 연합군인 미국에 잡혀 히틀러가 복용한 약물들을 실토하는 모습까지 소개됩니다.

냉전시대에 동독이 스포츠를 통해 자신들의 기세를 보여주는 모습이 기억이 나는데 당시에 특히 여성 선수들의 몸이 기형적으로 근육이 발달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모습은 이미 2차세계대전에서 약물을 통한 전쟁을 치뤘던 그들의 모습의 연장선상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 되는 전쟁 중에 하나인(모든 전쟁이 벌어지면 안 되겠지만) 2차 세계대전이 이렇게 약물로 뒤덮혀졌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랐고 히틀러를 비롯한 그 당시에 독일군의 위정자들의 악독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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