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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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스>는 심리, 서스펜스의 소설의 대가라고 불리는 미국 작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단편들을 모든 소설집입니다. 총 16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이 단편소설집은 작가의 소개글에도 쓰여져 있듯이 타인에 대한 불안한 감정이 주요 정서를 이루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이방인이기도 하고 소수자이기도 하고 사회성이 부족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단편인 <포더링게이 수녀원의 전설>은 고아인 메리를 통해 보는 수녀원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여기서도 타인에 대한 불안한 감정을 잘 표현하는데요. 부모에게 버림 받은 아이가 수녀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지만 스스로 그 곳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갇힌 공간에서 오는 어두운 상상력이 그 아이를 그렇게 만든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최고로 멋진 아침>이라는 단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애런이라는 남자는 원래 택시운전사인데 기차를 타고 목적지를 따로 두지 않은채 여행을 떠납니다. 마음에 드는 마을을 발견하고 그 곳에서 프레야라는 아이와 우정을 나눕니다. 뛰어난 배경 묘사가 인상적이었고 이방인 혹은 떠돌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의 캐릭터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공 튕기기 세계챔피언>과 <돌고 도는 세상의 고요한 지점>은 이방인으로서 새로운 곳 그것도 뉴욕이라는 메트로시티에 정착하는 인물들을 묘사하고 있는 작품으로서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공 튕기기...>는 엘스퍼스라는 어린 아이가 뉴욕이라는 대도시에서 시작되는 인간관계에 대한 공포심 혹은 두려움을 묘사하고 있고 <돌고 도는 ...>는 로버트슨 부인이라는 캐릭터가 관찰자가 되면서 보는 뉴욕의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프림로즈는 분홍색이야>는 굉장히 짧은 단편인데 경주마 그림을 놓고 벌이는 한 부부의 논쟁을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루이자를 위한 초인종>은 비교적 분량이 있는 단편이었는데 소설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루이자라는 45세의 독신 여성이 주인공인데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것 같습니다. 옆집에 사는 제니라는 아이와 소통을 하면서 지내는 반면 다른 어른들과의 관계는 서먹합니다. 어느 날 제니와 그녀의 보호자인 할머니가 성홍열에 걸리고 돈을 아끼려고 왕진의사와 간병인을 제대로 쓰지 않은 할머니에 모습에서 루이자는 스스로 간병인이 되어줍니다. 하이스미스의 주된 정서인 불안함을 초반에 유지하지만 제니라는 아이에게서 얻는 에너지와 사랑으로 이 불안감은 서서히 소멸되어갑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작품은 <미스 저스트와 초록색 체육복>입니다. 비교적 짧은 단편입니다. 어린 학생들이 음악에 맞춰 마치 제식을 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미스 저스트는 굉장히 강압적으로 아이들을 다루는데 이런 강압적인 모습이 후반부엔 뭔가 통달하는 듯한 모습과 더불어 아이들의 움직임에서 뭔가 허무함이 느껴지는 정서로 이동됩니다. 역시나 불안함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소개글에서 낯익은 제목의 작품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그것은 바로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동명 영화로 먼저 접했는데 원작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라서 살짝 놀랐습니다. 미스터리의 대가의 원작을 영화감독으로서 미스터리 거장인 히치콕이 만들어냈으니 좋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안 보신 분께 강추드리는 영화이고 저도 소설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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