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부크크오리지널 6
김설단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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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김설단 작가의 장편소설입니다. 무령이라는 경남 지방의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한 사건이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 숫자나 소제목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지 않고 요일로 챕터 제목을 지었습니다.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총 4일 간의 벌어진 이야기를 담아내고 에필로그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로 끝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근무를 하다가 무령으로 내려온 주인공 태수는 큰 사건없이 잔잔한 사건들만 맡아오고 있습니다. 무료한 토요일 동네에 조금 모자란 석구라는 인물이 어떤 여성을 성폭행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태수와 파트너 형사가 모텔로 쳐들어갑니다. 알고보니 석구와 파트너 형사는 서로 아는 사이입니다. 하기야 이 작은 도시에선 서로가 형님 아우하는 일들이 많겠죠? 아무튼 태수는 파트너 형사를 믿고 이 사건을 그냥 넘어가려 합니다. 게다가 피해자 여성도 일을 크게 안 만들려고 하고요.



파트너 형사는 당직이 있다며 석구를 집까지 데려다 주라고 태수에게 부탁합니다. 그런데 석구가 태수에게 이상한 소리를 해댑니다. 로또 번호를 찍어주는 스님이 있다는 둥. 별일 없이 하루를 보낸 다음 날.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합니다. 교통사고인데요. 하필이면 군수의 딸 현주가 사고를 냈고 태수가 뒷처리를 하러 오게 됩니다. 석구를 데려다 준 것처럼 현주도 집에 데려다 주라는 부탁을 받게 되는데 현주의 모습이 좀 엉망입니다. 피가 묻어있고 해서 현주는 태수의 집에서 좀 씻고 가자고 합니다. 그런데 현주는 태수의 집에서 잠이 들어버리고 다음 날 아침 현주의 아버지인 군수가 태수의 집으로 와 현주를 직접 데리고 갑니다.

월요일이 되자 서울에서 고유림이라는 검사가 내려옵니다. 그리고 비공식적인 임무를 태수와 동료 형사에게 지시합니다. 그것은 사라진 황검사를 찾아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진과 이름을 제외한 아무런 정보도 없고 게다가 비밀리에 찾아달라는 고검사의 지시에 형사들은 당황합니다. 막내인 태수가 이 일을 거의 홀로 떠맡게 됩니다. 그런데 태수는 직감적으로 어제 현주를 데려다 주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간 한 사내를 기억하고 그 남자가 황검사일 것 같다는 예감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탐문을 통해 황검사가 묵었던 모텔을 발견하게 되고요.



화요일이 되면 고유림 검사가 왜 이 일을 비밀리에 진행했고 그녀의 목표가 무엇인지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조용했던 이 마을에서 태수는 사건을 제대로 풀어나가는 유일한 인물이 되지만 그가 원하는 결말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현직 검사 그리고 군수 등 권력자들이 개입된 사건으로 구성된 소설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의 중심은 여전히(?) '돈'입니다. 그런데 이 돈은 실물화폐가 아닌 비트코인 즉 암호화폐인 것이 이 소설의 핵심 키워드이자 모멘텀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조연 캐릭터들은 스테레오 타입이라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태수라는 주인공 캐릭터는 참 신선했습니다. 서울에서 근무하다가 스스로 무령이라는 곳을 선택한 그는 이 지역 사람들에 잘 스며들려고 하는지 몰라도 어설픈 경남 사투리를 구사합니다. 하지만 꾸며진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진실된 이야기를 할땐 서울말을 씁니다. 또한 무력감이 깊게 베인 인물인데 사건이 터지고 권력자들과 이 마을 사람들의 묘한 카르텔이 태수는 불편하게 느껴졌고 오히려 그가 안고 있는 무력감을 에너지틱하게 만들어버립니다. 하지만 그의 달라진 모습은 결과적으로 또 다른 무력감을 만들게 됩니다. 그것은 거대한 권력때문이었고 그는 이를 넘어서지 못합니다.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여전히 통용되는 사회이고 권력자는 특히 검사의 힘이 얼마나 큰지 보여줍니다. 실제 소설속에서의 대사에서도 등장합니다. '검사는 법 위에 있다' 라고요.

스피디한 전개가 꽤나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법을 제대로 공부한 작가가 쓴 작품이라 그런지 현실감도 꽤나 있었습니다. 그의 다음 작품으 또 어떤 소재로 씌여지게 될지 벌써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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