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푼 영화 - 술맛 나는 영화 이야기
김현우 지음 / 너와숲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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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를 보았다>부터 <신세계><마녀> 등 다양한 작품의 프로듀서로 활약하는 김현우 피디가 지은 <술푼 영화>는 다양한 영화에서 등장하는 술에 대한 본인만의 썰과 술의 역사등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총 4개의 챕터를 통해 주제를 구분해서 재미있는 술과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한국영화 중에 이정국 감독의 <블루>에서 등장하는 위스키 '커티삭'의 어원이 조금 신선하더라고요. 게일어로 '짧은 속치마'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커티삭이 이 어원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그리고 빼놓수 없는 <내 머리 속 지우개>!! '이거 마시면 나랑 사귀는 거다' 장면의 등장하는... 그리고 더 이상 출시되지 않는 '산소주'. 그 당시만 해도 소주 광고를 남자 모델들이 했는데 거의 이 시점부터 여자 모델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하네요. 물론 산소주의 첫 모델은 손예진 배우였다고 합니다.

<질투는 나의 힘>에서는 말로만 듣던 '캡틴큐'가 등장합니다. 양주임에도 막걸리보다 숙취가 더 심하다는 바로 그 양주! 그런데 여기서 더 놀라운 것은 이 양주가 2015년 까지 생산되었다고 하네요.

영화 <내부자들>에선 많은 분들이 '모히토'를 많이 기억하실 것 같은데 작가는 이것보다 조승우가 몰래 잠입을 할때 갖고 간 '로얄살루트'를 언급합니다. 현실속에서도 누군가에게 대접할때 고가의 양주로 유명한데 작품속에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신세계>에선 황정민과 이정재가 중국집에서 마시던 '천진 금화 고량주'가 등장합니다. 이 장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모두 화교라 이 술을 등장시켰다고 하네요. 그리고 원래는 향이 세고 도수가 높은 술인데 수출용 그러니까 한국에 들어올땐 특유의 향을 줄이고 도수도 낮춘하고 합니다.

로드리게즈의 <엘마리아치>를 이야기할땐 의외로 멕시코 제작영화라 영화 자체보다는 '코로나 맥주'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놀랐던 것은 코로나 시대에 판매량이 줄었을 것 같았던 멕시코 대표 맥주인 '코로나'가 오히려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하네요. 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작가는 또한 한 젊은 감독과의 술자리도 언급합니다. 그 감독과는 딱 한 번 술에 대해 깊게 이야기하고 이 사실을 잊어버린 후 그 감독 20년만에 만났다고 하는데 책엔 그 감독을 'J'감독이라고만 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면 그 감독이 장준환 감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와 함께 얘기한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용서받지 못한 자>였는데요. 장 감독은 술이라는 매개체가 캐릭터를 잘 설명하고 이야기 속에서도 중요하게 쓰인다고 하는데 다시 그 영화를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더라고요

작가는 마지막 에피소드에 <영웅본색>을 언급합니다. 아마도 나이를 고려해본다면 청소년 시절을 지배했던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는 합작영화때문에 적룡을 실제로 만나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술을 마시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사진도 찍었다고 하는데 그 사진을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한 가지는 얻고 한 가지는 잃어네요. 하지만 <영웅본색>의 명대사처럼 '지난 일은 모두 잊어'라고 적룡이 한 마디 해 줄 것 같아 위안이 됩니다.

술이란 인생을 살면서 어떤 사람들에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본다면 이 책에서 언급한 그 수 많은 술과 함께 그 영화 속 인물로 한 번 빙의되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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