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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꽃
이동건 지음 / 델피노 / 2022년 5월
평점 :

이동건 작가가 지은 <죽음의 꽃>은 세 남자의 엇갈린 운명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살인마, 변호사, 검사 이렇게 세 캐릭터가 서로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가상도시인 강원도 구암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일종의 인체 실험을 하는 이영환 이라는 28세 의과대 자퇴생이 있습니다. 그는 살아있는 사람들을 실험대상으로 하여 병을 치료하는 의술을 터특합니다. 그리고 이 의술로 인해 10명의 사람이 병이 낫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영환은 결국 잡히게 되고, 언론을 통해 독특한 제안을 합니다. 그는 223명을 죽였다고 자수를 하고 자신을 변호할 사람을 찾고 무죄를 받게 된다면 자신의 모든 의술을 공개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벼호사 중 한 명인 박재준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딸의 수술을 위해 이영환의 변호를 맡게 됩니다. 이영환은 자신을 무죄로 만들어주면 딸을 수술해주겠다고 제안하죠.

그리고 이영환의 사형을 반드시 집행하기 위한 검사가 등장합니다. 그는 어릴때 부당한 재판으로 인해 자신의 부모를 살인했던 인물이 큰 벌을 받지 않고 살아온 것에 대한 증오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해 검사가 되었고 이영환의 소식을 듣자 마자 바로 이 사건을 맡게 됩니다. 이 장동훈 검사는 이영환에게 이런 협박을 하기도 합니다. '니가 무죄로 풀어나도 내가 반드시 너를 직접 죽인다'라고요.
한편 사회 분위기는 둘로 나뉘어집니다. 이영환에게 희생당한 223명의 유족들은 사형집행에 대한 찬성의견을 모으는 시위를 벌이고 그 반대쪽은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의 모임인데요. 이는 모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흥종교로 부상하게 됩니다. '이신교'라는 이름으로요.

전 이 책을 보고 바로 떠오르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만화 중 최애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의 오프닝은 천재 의사가 나중엔 온 유명인사를 치료하지 않고 먼저 온 소년을 수술해서 완쾌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바로 제목처럼 '몬스터'가 된다는 것이죠. 약간 괘가 다르긴 하지만 여기서의 몬스터인 '이영환'은 자신의 목숨을 타인에게 맡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영악하게 자신의 능력때문에 쉽게 자신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있죠. 일종의 게임을 벌이는 겁니다. 그리고 변호사와 검사, 둘 다 사연이 있는 인물들로 구성해서 좀 더 드라마틱하게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총 10개의 소제목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살짝 러프한 문체가 있긴합니다만 변호사의 이야기가 드라마틱 해지면서 읽는 재미가 솔솔해지더라고요. 엔딩에 대해선 살짝 호불호가 있고 드라마틱해진 변호사의 이야기의 마무리가 모호한면이 조금 아쉽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소설가의 작품으로선 나쁘지 않은 시작이라고 생각되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