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방인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죽음에 맞서는 진실에 대한 열정!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은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이자 '부조리'라는 키워드를 떠올리면 반드시 생각나는 소설이 바로 <이방인>입니다. <이방인>을 처음 접했던 것은 20년 전 쯤이었는데요.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너무 놀랐던 부분은 제 기억 속의 <이방인>의 중요한 내용의 일부분을 전혀 다르게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그 보다도 그 당시
대완 전혀 다른 분위기로 읽혀졌다는 것입니다.

먼저 이 책은 1942년도에 출판된 작품이고 1,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까진 주인공 뫼르소가 살인을 하기 까지이고요. 2부엔 재판과정과 사형집행 직전을 다루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제 기억의 오류가 있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뫼르소가 아랍인을 살인하는 과정에서 살인의 동기가 어떤 것이냐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뫼르소는 여러 번에 걸친 똑같은 대답을 하다가 차후에 죽인 이유가 태양때문이라는 말을 합니다. 1부의 사건에서는 우연히 이전에 다투었던 아랍인을 만나게 되고 그가 단도로 위협하는 과정에서 친구 레몽의 총을 갖고 있던 뫼르소가 다섯 번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으로 나옵니다.
전 당시 '태양'때문에 죽였다는 뫼르소의 말이 이야기적으로 너무 매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거의 20년 동안 '태양'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번 독서로 인해 알게 된 것입니다. 소설 속 이야기를 정확히 알게 된 계기이긴 하지만 뭐랄까요. <이방인>이 이전 보다 좀 덜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할까요?ㅎㅎ

어머니의 장례식으로 시작한 이 이야기는 바로 이어진 연인 마리와의 해변 데이트에서 바로 살인으로 이어지는 끔찍한 며칠을 1부에서 보여줍니다. 그 1부의 마지막 문장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비록 살인장면이긴 하지만요. '그때 나는 그 굳어진 몸뚱이에 다시 네 방을 쏘았다... 그것은 마치, 내가 불행의 문을 두드린 네 번의 짧은 노크 소리와도 같았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첫 문장인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와 다른 느낌의 명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2부에선 재판과정과 사형이 선고 되는 뫼르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2부에서도 마지막의 묘사가 무언가 부조리한 느낌을 줍니다. 기요틴으로 끌려가는 뫼르소의 마음은 참담하다기보다는 사형집행을 보러온 사람들에게 증오와 함성을 받기 바랍니다.

<이방인>에 대한 장 폴 사르트르의 서평은 여러가지로 볼때 의미있는 해석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현학적이어서 그런지 머릿속에 잘 입력은 되지 않더라고요.
44세의 노벨문학상을 받고 3년 뒤 바로 사망을 한 안타까운 천재 작가 알베르 카뮈가 좀 더 인생을 이어나갔다면 <이방인><페스트>와 같은 작품들을 더 쓸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사망하신지 60년이나 된 지금에서도 너무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