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문학 강사 윤지원과 함께 하는 영화가 나를 위로하는 시간
윤지원 지음 / 성안당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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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윤지원 작가가 지은 <영화가 나를 위로하는 시간>은 영화 속 주인공에 '나'를 대입시켜 보는 등의 다양한 경험을 자신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는 계기가 되는 책입니다. 각 장은 하나의 영화의 소개로 시작해 그 영화 속의 캐릭터와 이야기, 그리고 이를 토대로 우리 인생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도 엿볼수 있습니다.



17편의 영화가 소개되는데요. 전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아마도 작가님도 그러한 거 같은데 애니메이션 챕터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6편의 애니메이션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전 지브리 스튜디오의 3편의 영화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거장의 동일한 감독의 작품이라 영화 속의 캐릭터뿐 아니라 연출자로서의 성장 혹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른 생각이 달라지는 부분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가장 마지막 작품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선 '이름'이란 소재가 중요하게 쓰입니다. '센'이 우리말로 숫자 '천'의 뜻으로 치히로가 간 세계에서의 그녀는 'one of them'으로 규정지어 버립니다. 하지만 실제 센은 자신의 독창적인 캐릭터로 가오나시 등을 놀라게 합니다. 그에 반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하울은 자유자재로 여러가지 이름을 쓰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선사합니다. 그리고 세월에 대한 고찰은 감독 스스로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결과이기도 합니다.

<마녀 배달부 키키>에선 독립적인 삶에 대한 고찰이었다면 그 이후 작품들에선 좀 더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결국 나 자신에 대한 고찰이 좀 더 절실해진다고 할까요?



그리고 또 인상 깊은 챕터는 개인적으로도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입니다. 특히 숀 펜이 벤 스틸러의 모습을 찍은 마지막 사진은 21세기 영화 중 명장면으로 뽑혀도 손색이 없을만큼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안 새로운 사실은 극 중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데이빗 보위의 'space oddity' 가사 중 등장인물인 '톰'이 벤 스틸러 캐릭터와 동일시 되면서 본다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영화가 좀 더 풍성하게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이 영화의 가치이기도 한 말 그대로의 '상상'과 '현실'.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에 앞선 건 하루를 온전히 열심히 살아가는 '일상'의 중요성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연출자이기도 한 벤 스틸러는 자신의 일에 몰두 하는 한 개인의 모습이 새로운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기 전 아날로그 시대의 마지막을 은유하는 라이프지의 표지로 선택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이 실용성도 있다고 느낀 것은 각 챕터 마지막에 이런 질문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지 읽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려본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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