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인생을 가르쳐 준다
나태주 엮음 / &(앤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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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이 엮은 <시가 인생을 가르쳐 준다>는 시인 스스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시들을 소개하며 엮은 시집입니다. 각 세대별로 챕터를 나누고 있는데 청년,장년,노년,유년의 순으로 그에 어울리는 시들을 소개하고 그 시에 대한 감상이나 정보들을 주고 있습니다.



첫 시 부터 너무 강렬한데, 바로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입니다. 그동안 박찬옥 감독의 영화 제목으로만 알았던 바로 그 시가 바로 기형도 시인의 작품이었습니다. 강한 느낌의 시어들로 시가 이루어져있는데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시인은 윤동주 시인의 시가 두편 소개 되는데 개인적으로도 외우고 있는 시인 <서시>와 더불어 제목만 들었던 <쉽게 쓰여진 시>를 처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윤동주 시의 대표적인 키워드인 '부끄러움'에 대한 시입니다. 그리고 이 시 속에도 적극적인 일본에 대한 저항을 담고 있습니다. 눈물이 날 것 같은 싯구는 바로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진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입니다.



이 시집을 통해 김춘수, 기형도, 유치환 등의 유명 시인의 작품들도 다시 볼 수 있어 좋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혹은 개인적으로 몰랐던 시인의 좋은 시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시는 이용악 시인의 <오랑캐꽃>이었는데 실제 오랑캐와 오랑캐꽃의 관계를 통해 우리 민족의 상황과 안타까움을 담고 있습니다. 시 자체도 좋지만 나태주 시인이 이 시를 알게 된 경로도 흥미로웠습니다. 박용래 시인이 술집에서 외치듯이 이 시를 읊었다고 하는데 이를 모른다고 하자 시인 자격이 없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나태주 시인은 이 시를 잊을 수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나태주 시인은 한국 문학 역사에서 그동안 인정을 받았던 시들도 소개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유안진 시인의 <선물 받는 날> 같이 좋은 시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감수성을 돋게 하는 시들도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그는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시든 간에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그 시가 바로 좋은 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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