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의 방 - 법의인류학자가 마주한 죽음 너머의 진실
리옌첸 지음, 정세경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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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옌첸 작가가 쓴 <뼈의 방>은 법의인류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학문을 구체적인 에피소드와 그에 따른 설명을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 책입니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경험하고 많은 자료들을 통해 연구를 해 온 작가의 지식과 정보가 이 책 안에 고스란히 정리되어있습니다.



제목부터 설명하자면 기증받은 유골들을 모아둔 법의인류학자의 특별한 공간이라고 합니다. 유골은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연구과제가 되기 때문에 소중한 공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의 시작은 법의인류학과 헛갈리는 다른 학문들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지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법의인류학자는 '다잉메시지'를 유골을 통해 알아낸다는 것인데 망자가 마지막으로 전하려고 하는 말을 법의인류학자가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여러가지 감정이 드는 작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2부에 들어서면 18,19세기 혹은 20세기 초반의 큰 사건들을 통한 중독과 사건 이후의 사망원인 등을 찾아내는 에피소드를 보여줍니다. 납,인,비소 중독 등이 18~19세기 사람들에게 위험적 요소라는 인식이 없었을 당시에 아찔했던 사건들은 지금 생각하면 너무 끔찍합니다. 특히 이런 중독들은 뇌손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때문에 생명과 바로 연결됩니다. 성냥공장의 노동자들이 인에 중독되는 과정이 너무 아쉬웠는데 많은 연구를 통해 이런 중독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부분은 시체의 부패 단계 언급이었는데요. 총 7단계로 구성되어있는데 1~5단계는 법의학자가 다루고 6~7단계는 법의인류학자가 다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5단계인 부패 이후의 분해,백골화 과정을 법의인류학자가 다룹니다. 이 과정의 예시로 든게 타이타닉호와 안타깝지만 세월호 사건이었습니다. 둘다 바다에서의 사건인데 바다에선 시신이 염분때문에 부패가 늦어진다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의학적인 정보보단 특히 세월호의 경우 관계자들의 은폐 등의 행위가 다시 생각해도 분노를 일으키게 하더라고요.

<뼈의 방>은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법의인류학이라는 학문을 새롭게 알 수 있게 해 준 책이었고 법의인류학자들의 노력은 어느 시대에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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