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지성적 회심 - 과학, 신앙, 의심의 길을 걷다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홍병룡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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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한 때 과학을 사랑하는 불안정한 자유사상가이자 무신론자였던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발견하게 된 여정을 다룬 책이다.”


회심하기 전, 알리스터 맥그래스를 대변해주는 문장을 찾으라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고,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이다.” 그는 무신론이야말로 과학적 지식이 있는 사람이 자연스레 도달하는 안식처라고 믿었고, “종교를 과학 발달에 의해 망상으로 드러난 과거의 해로운 유물로 생각했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회심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여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한 권으로 읽는 기독교, 신학이란 무엇인가?,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 등의 책들을 통해서 알리스터 맥그래스라는 그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 관하여는 정작 알지 못했다. 이 책은 1부 불안정하고 초조한 자유사상가(부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다, 2부 뜻밖의 회심(낯선 신세계를 탐험하다), 3부 오랜 질문과 새로운 통찰(신앙의 섬에서 살아가다)로 총 3개로 나뉘어 있다.

 

 처음에 책이 두껍게 느껴져서, 그에 대한 배경지식도 많지 않아서 걱정했다. 그것은 기우였다. 그의 신앙여정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책을 읽는 동안 특별히, 그의 영적 여정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한 사람을 어떻게 다뤄가시는지 볼 수 있음은 매우 유익했다. 과학, 신앙, 의심의 길을 통과하여 지금의 그가 있었다. 그는 안개 속을 걷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어둠에서 빛으로, 의심에서 확신으로 한걸음씩 인도해 가셨다. “나는 지적인 눈을 뜨고 있었고, 내 눈에서 비늘이 벗겨지던 중이었다.”라는 그의 고백과 이후의 삶을 통해 사도 바울이 생각났다면 너무 과한 평가일까?

 

장차 과학과 신앙의 접경지대에 거주하며 그곳을 학문적으로 탐험하는데 필요한 지적인 도구들을 갖고 싶다면, 내가 기독교 신학을 상세히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루이스는 그의 주장의 내용과 질을 통해 나를 설득했다.”

 

하나님은 그의 말처럼 그를 준비시켜 가셨다.

나는 무언가 실험하고 이해하고픈 직관적 열망과 더불어 이야기를 좋아하는 성향에 푹 빠지게 된 것이다.”

 

내 마음은 마치 자북으로 끌리는 나침반 바늘처럼 나의 이성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을 향해 직관적으로 끌리는 듯 했다. 그런데 불안정한 내 마음의 직관을 나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것은 깊은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었다. 누군가가 불빛을 켜서 처음으로 나로 하여금 사물을 분명하게, 아니 밝게 볼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순간이었다나를 이성적으로 설득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그보다 더 강한 힘이 내 속에서 일하는 중이었고, 내 지성과 내 마음을 함께 붙잡을 수 있는 듯한 그 무엇을 향해 손을 뻗치고 있었다.”

 

 그가 했던 질문들과 답변들은 많은 이들에게 영적여정의 표지판과 같다. 특별히 지성을 강조하는 이들을 위한 좋은 모델이 되어줄 것이다. 수많은 청년들과 청소년들이 묻는다. 과학과 신앙이 공존할 수 있을까? 신앙은 비이성적이고 과학을 방해하는 것일까? 반대로 과학은 신앙을 방해하는 것일까? 그러한 갈등 가운데 과학을 버리고 맹목적인 신앙을 소유하거나, 신앙을 버리는 경우를 종종, 아니 자주 보게 된다. 그는 말한다. p.24 “과학은 이해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하나님을 떠난 과학은 파멸을 향해 가지만, 하나님 안에 있는 과학은 하나님의 놀라우심을 보게 하는 축복임을 우리는 안다. 그가 과학에 대한 사랑과 신앙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길을 찾아서, 애써왔다. 그의 질문들과 직면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생각들은 많은 이들을 위한 길을 닦아주는 일이었으리라.

 

 그가 C.S 루이스와의 만남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침내 루이스에게서 나는 그 시점까지 갈망했으나, 찾지 못했던, 기독교에 대한 지성적이고 매력적인 설명을 찾았던 것이다.”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고백이 혹시 신앙에 대해서 회의하고 갈등하고 고민하는 우리에게도 위로이자, 나침반과 같은 만남이 되어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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