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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무관심 - 함께 살기 위한 개인주의 연습
한승혜 지음 / 사우 / 2021년 6월
평점 :
프롤로그를 보자 마자 조금 떨떠름했다. 나도 똑같은 내용의 글을 저자와 같이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었고 이와 같은 댓글들을 유심히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자기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댓글만 언급한 점이 조금 떨떠름했다. 왜냐하면 또 다른 댓글에는 짜장면을 먹고 있는 친구들이 짜장면을 먹지 않는 아이를 배려하는 것 일수도 있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야말로 개인주의에 적합한 이야기 인 거 같았는데 한쪽으로 치우처진 프롤로그라니.. 조금 실망이 든 채로 독서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보니 그것은 기우였을 뿐이다.
책에는 아이, 장애인, 성소수자, 비정규직, 생산직, 여성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다룬다. 더 나아가 사회에서 문제아로 보는 성매매 여성, 페미니즘 여성, 사이비 종교 경험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다룬다. 이런 저자의 시각은 다른 책에서 문제아 혹은 소수자를 다룰 때와는 다르다. 인간인 모두는 절대적인 선도 악도 없다고. 우리 모두 선과 악 둘 다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분별하지 않으면 악이 될 수 있다고.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 떠오른다.
저자는 자신이 과거에 행했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언급하며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죄책감을 덜게 만든다. 이것이 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이유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왜 잘못인지 이유와 근거를 찾으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또한 사회 문제아에 대해서도 남일인 마냥 바라보지 않고 나 또한 겪을 수 있는 문제라고 바라본다. 책의 제목이 다정한 무관심으로 지은 것에 반증하듯 마음이 따쓰한 사람이다.
특히 ‘말의 파급력’과 ‘표현의 책임’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다. 장난이라도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말은 정말 고심해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첫인상은 좋지 않았지만 이 책이 끝에서는 정말 많이 좋다고 느꼈다.
다만 소수자, 문제아에 대해 다루긴 하지만 비중이 여성에 맞춰져 있어 이를 두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 우려된다. 그러나 이 여성을 다루는 부분에서 작년 한해 힘들었던 일들의 이유 및 사회적 이슈에 대해 알게 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첫째, 여성인데 피해자 탓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을 명예남성이라고 정리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을 통해 나에게 정립되어 있는 여성과 다른 존재라는 것이 느껴졌다. 두 번째, 여성의 성적 욕망 부분에 대해서도 정리한 부분을 통해 욕망과 폭력은 별개라는 부분이라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