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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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이 글을 두 가지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썼다. 하나는 글을 쓰려고 몸을 굽힌 사람의 어깨와 등에 떨어지는 빛, 그리고 또 하나는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는 다른 사람의 글을 볼 때도 무심코 그 사람이 창가에 서 있다고 상상하면서 읽었다. 창밖에 하늘과 구름과 태양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고개를 돌릴 것이다. 방 안의 어두움 혹은 저 바깥의 먼 빛 쪽으로, 과연 그 또는 그녀 들은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리게 될 것인가? 우리 모두 빛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릴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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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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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문장 수집가였다. 그 안에 내 인생을 담아놓을 가치가 있는 문장들만을 찾아다녔다. 한동안 아주 열심히 책을 읽었다. 그 뒤로도 정신적 위기의 순간에 책을 더 열심히 읽는 습관이 생겼다. 위기의 순간에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메모했다. 위기의 순간에 말들이 오히려 더 간절하게 들린다. 슬플 때는 사소한 기쁨도 결정적이다. 메모는 나를 속인 적이 없다. 결국은 힘이 된다. 괴로움 속에서 말없이 메모하는 기분은 얼음 밑을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것과도 같다. 곧 봄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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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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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정지된 시간 속에서 자기 모습을 만든다. 삶은 구불구불 흘러가다가 잠깐 멈추고 정지된 시간 속에서 단단해진다. 이 정지된 시간은 나에게 한 단어를 떠오르게 한다. ‘번진다.’ 설명하기 힘든 벅찬 행복감이, 어렵게 얻은 깨달음과 긍정의 행복감이 번져나간다. 이미 마음은 미래를, 아직 오지 않은 날을 산다. 그때는그 요란한 자아도 잠시 내 곁을 떠난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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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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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휘트먼은 "전기 띤 몸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나 역시 전기 띤 몸을 사랑한다. 놀라운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 그 충격으로 감전되는 것이 좋다. 책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이유를 댈 수 있고 책은 넘쳐흐를 만큼 나를 사랑해주었지만 책에서 본 좋은 것을 세상에서 볼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이 세상에 좋은 것은 결국 우리 안에 다 있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타인들은 존재하고, 나는 그것을 찾아내서 결국은 ‘우리 함께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로 잘 전해야 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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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과 기분
김봉곤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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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난데없는 생각이 섞이는 가운데, 있는 듯 없는 듯 저기 다시 있는 구름처럼 다시 있자고, 여름 안에서, 나 없이 당신에게 내가 모르는 일이 생기는 게 싫다고, 이 모든 말을 그에게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교문 밖을 나섰다. 태풍도 장마도 다 지나간 진짜 여름, 끓어 날아가고 부풀어오를 당신과 나, 그것이 오해나 착각으로 가득하더라도 상관없다고, 어쩌면 내가 먼저 말해버릴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무엇보다 당신을 실-감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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