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병 고치러 산에 간다 - 사람이 고칠 수 없는 병은 산에 맡겨라!
윤한흥 지음 / 전나무숲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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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병 고치러 산에 간다를 읽을 때는 다른 세계를 체험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의 저자는 의료기공, 명상을 배운 사람으로 기감(氣感)을 특별하게 키운 사람이다. 저자는 산행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기와 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해주는 책이다. 산도 잘 올라가지 않을뿐더러 기()보다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빛이 눈을 아프게 하는 것이나 늦게 자고 일어나서 찌뿌둥한 몸 상태를 더 자주 느끼는 사람으로서 색다른 내용이 많았다.

 

 책의 첫머리는 건강에서 기의 중요성과 산행 방법, 기를 느끼는 법과 오링테스트와 근력테스트로 좋은 기과 나쁜 기를 구분하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한다. 오링테스트와 근력테스트는 원리 면에서는 비슷하게 보인다. 오링은 손가락으로 오링을 만들고서, 근력은 팔을 들고서 외부의 힘에 대해 버티는 것이다. 좋은 기를 받고 있는 상태라면 그 힘이 더 강해지고, 나쁜 기를 받고 있다면 그 힘이 약해진다. TV에 나온 이경재 한의사가 이것을 진단에 쓰는 것을 봤다. 아픈 부위에 손을 대고 반대쪽 손으로 오링 테스트를 하면 손에 힘이 쉽게 빠지고, 건강한 부위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 방법으로 기수련을 하지 않은 사람도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는 곳과 아닌 곳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책의 다음 파트들은 각 명산의 기운과 장점, 산행코스를 설명한다. 산마다 다른 기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수락산은 매끄럽고 온유하고 시원한 기운, 두타산은 맑고 강한 기운, 소백산은 어머니와 같이 부드럽고 포근한 기운을 가졌다고 한다. 막연히 명산은 공기 좋고 물이 맑은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처럼 특색이 있는 곳인지 몰랐다. 나는 특히 소백산이 본문에 실린 사진들과 함께 기억에 남는다. 어머니와 같이 따스하고 포근하다는 설명과 함께 편평한 곳의 숲 사진이 있는데, 매우 따뜻하고 잔잔해 보이는 것이 참 끌렸다.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에 실린 많은 절과 불상, , , 나무의 사진에서 좋은 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본문에서 묘사한 산의 기운을 실제로 사진으로도 확인하는 느낌이랄까? 꼭 그렇지는 않더라고 여러 절경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산의 기운이 다른 만큼 각기 다른 병증에 일종의 특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같은 산이라도 장소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고 한다. 어떤 절이나 바위가 특정 장기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명산이라도 나쁜 기운이 있다고 한다. 처음엔 평소 소화기가 약해 소화기에 좋다는 팔공산 약사암에 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소화기에 좋은 다른 산도 많고, 어느 산은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어느 산은 소원을 빌면 잘 이루어 진다하니 이 산도 가보고 저 산도 가보고 싶어진다. 기운을 받기 좋은 코스, 거리, 소요시간, 교통편도 책 뒤에 나와 있으니, 이 책에 실린 산들 중 내가 사는 곳에 가까운 산을 정해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절과 산의 기를 연관지은 설명도 흥미롭다. 절의 각 대전은 본래 그 위치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약사전은 치유효과가 있는 산, 그 중에서도 효과가 좋은 위치에 지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약사전의 위치가 절마다 다르고, 없는 절도 있다고 한다. 또한 절의 탑은 기운을 잘 보전하는 위치에 지어진다고 한다. 절에 들어가는 표지석은 결계의 역할을 해서 스쳐가면 기의 막이 느껴진다고 한다. 나는 불교이고 기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이런 설명이 참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고 마지막으로 남은 숙제는 실제로 기를 체험해보기인 것 같다. 저자가 생동감있게 산에서 느껴지는 기와 그 효과를 설명해주지만 글로 느끼기는 한계가 있어서 실제로 체험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동한다. 이 책을 들고 설명을 따라가며 산행을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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