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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나를 지켜낸다는 것’은 칭화대에서 10년 연속으로 최고의 강의에 선정된 방조휘 교수의 강의를 총 9 파트로 묶어낸 책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주제는 ‘고전이 제시하는 정신수양 방법을 통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이다. 물론 이 강의가 훌륭하기 때문에 10년 연속 최고의 강의였겠지만, 그만큼 현대는 많은 사람들이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큰 문제로 안고 있는 세대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람이라면 삶에서 누구나 입시, 취업, 성공, 결혼과 같은 비슷한 관문을 거치고, 비슷한 고민에 직면한다.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차이점은 현대와 같이 이러한 스트레스를 전 사회적으로 극심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 이유를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지 않고 외재적인 것에만 시선을 돌리는 현대의 서양식 사고에서 꼽는다. 최소의 시간과 에너지로 최대의 성과를 내는 것이 서양식 합리주의적 경제관념이라 할 수 있다. 얼핏 매우 논리적이나 이를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사람은 물건처럼 다른 사람에 의해 쓰이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용성의 논리로 우열을 가릴 이유가 없다. 그러나 슬프게도 현대는 이런 사고가 만연하여 자신의 행복이나 마음은 차치한 채 외적인 성과에만 매달려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만인의 병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고전에서 찾을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 첫째,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기르는 것이다. 1강의 수정守靜은 고요함을 지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욕구의 흐름과 스트레스의 근원을 파악하여 마음의 안정을 찾고 외적인 것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2강의 존양存養은 지킬 것을 지키고 기르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정신을 기르고 좋지 않은 사고를 줄여나갈 수 있다. 3강의 자성自省은 계속 살피고 반성하여 허물을 고쳐나가는 것이다.
둘째, 열심히 기르고 닦은 마음이 번잡한 세태에서 휩쓸리지 않게 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4강의 정성定性은 본래 성품에 머물러 정신을 어지럽혀 피로하게 만들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5강의 치심治心은 양심을 우선 순위로 두어 바르게 살기를 권한다. 6강의 신독愼獨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작은 부분에서부터 양심을 지키고 부정한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셋째, 마음을 닦아 소신을 가지고 바르게 정직하게 사는 것이 결국 나에게도 남에게도, 이 세상을 위해서도 좋은 일임을 알 수 있다. 나의 마음을 세태로부터 지킨다는 것은 세상을 떠나 혼자 살며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7강의 주경主敬은 나를 비롯하여 세상의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는 것이다. 8강의 근언謹言은 위에서 마음과 행동을 삼가듯 말을 삼가 구설수를 피하는 것이다. 9강의 致誠은 일을 하거나 인간관계에 있어 진정성과 정성을 들이는 것이다. 그 진정성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으며, 떳떳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나는 사람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을 타고난다고 생각한다), 이를 실천하여 행복하게 사는 것이 그 사람에게는 제일 적합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태에 휩쓸려 때때로 이 사실을 잊고 조급함에 묻혀버리기 일쑤였다. 이 책의 마음을 닦고 지키는 법은 성인들도 수 십년간 닦아 완성했다고 한다. 조급히 생각하지 말고 조금씩 노력하여 조급함에서 탈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