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빈도 고시라는 영국 식민지 시절의 인도 사상가, 작가, 독립 운동가의 책 ‘유쾌한 감옥’을 읽으며 머리를 갸우뚱하게 된 구절이 있다. 무고로 감옥에 갇혀 있던 때를 이야기 하면서, 인도의 범죄인들의 선한 행동과 태도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동시에 표면만 그럴 듯한 대영 제국이 자신과 같은 무고한 청년을 감옥에 넣어 비참한 대우를 하는 것을 비교한다. 그는 인도인과 영국인은 각각 베다(선)와 아수라(악)과 같다고 말했다. 아무리 악한 인도인이라도 베다가 근본이고, 아무리 선한 영국인일지라도 아수라가 근본이라고 했다. 사람을 국적과 피부색으로 이렇게 논하는 것은 차별과 편향이라는 생각이 들고 공감이 가지 않았다.(인도는 수도 뉴델리에서는 6초에 한번씩 강간이 일어나는 나라가 아닌가...)
조지 오웰은 오로빈도가 통감했지만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한 영국의 아수라를 아주 균형잡힌 시선으로 보여준다. 그는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고, 2차 대전에도 참전하려했다. 식민지 시절 인도에서 경찰을 하기도 하고, 일부러 빈민층과 어울려보기도 했다. 제국주의 경찰 시절 그는 제국주의에 환멸을 느꼈다. 이 ‘환멸’이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분노할 수도 있고,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타고난 작가로서 부조리를 싫어하고, 이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조지 오웰이 느낀 감정은 비참함과 무력함이었다. 제국주의 정책으로 인해 비참해지는 사람은 식민지 주민뿐만 아니라, 백인 통치자들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