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뇌과학자 - 괴물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저자는 사이코패스이면서, 동시에 사이코패스를 연구하는 뇌과학자이다. 저자는 사이코패스의 뇌 스캔 사진과, 대조군의 자신의 뇌 스캔 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자신이 사이코패스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졌지만, 정상적인 가정과 직업을 가지고 있고, 전과없이 잘 지내는 ‘친사회적 사이코패스’이다. (그는 기만적이고 타인의 감정에 대해 무감각하고, 자신의 쾌락을 쫓아가는 행동을 많이 하며 살아오기는 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나 타인의 삶을 부수는 위험한 선은 넘지 않는 선에서였다.) 저자는 이 책에서 뇌신경과학, 유전학, 심리학적인 접근을 통해 사이코패스로서의 자신을 알아가는 동시에,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자서전 겸, 사이코패스 연구서라는 독특한 형식을 띄게 되는 책이다.

사이코패스에 대한 정확한 규정은 아직 없다고 한다. 심리학자, 정신과의사, 뇌과학자, 사회학자 등 관련 분야 전문가마다 의견이 분분하여 정의가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사이코패스의 존재를 부정하는 전문가도 있다. 우리가 아는 테스트도 비교적 널리 통용되고 있는 것일 뿐, 사회문화적 차이의 반영이 미흡한 테스트라고 한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사이코패스는 대체로 반사회성, 도덕성과 공감능력 결여, 피상적인 인간 관계, 기만적인 성향 등을 특징으로 하는 인격을 말한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이코패스에 대한 자신의 이론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자신의 연구를 토대로 사이코패스를 만들려면 3가지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과 도덕성에 관련한 뇌 부위의 기능저하, 공격성을 높이는 유전자 조합, 어린 시절의 학대라는 3가지 조건이 선행되어야 충동적이고 파괴적인 성향을 가진 사이코패스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살인자가 많은 집안 출신으로 뇌와 유전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학대라는 과정이 빠져 있어 인격적인 결함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사회적인 비용을 고려했을 때 사회 전반의 아동 학대 방지 시스템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실제 유명 연쇄 살인마 중 학대를 당하지 않은 사람은 테드 번디 말고는 못 본 것 같다.)

앞쪽 파트는 사이코패스의 기전을 설명하기 위한 뇌과학적 이야기가 좀 더 많고, 마지막으로 갈수록 사이코패스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사이코패스를 만난 것 같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이코패스는 변할 수 있을까, 저자 스스로 하고 있는 노력 등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이 부분에서 사이코패스의 사고회로를 잘 따라가 볼 수 있다.) 결론은 사이코패스의 근본적인 부분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채로 남아있겠지만, 사회에 적응하고 주위 사람을 상처주지 않게 노력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면 약하게 보이지 말고, 더 좋은 것은 엮이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구의 2%는 사이코패스라고 한다. 이 책은 인구 중 2%의 인격에 대해 뇌과학적, 유전학적, 심리학적으로 고찰하는 책이다. 저자 스스로에 대한 연구 기록이기도 하다. 98%에게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면역력 증강, 2%에게는 자아성찰과 발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