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스티븐 리콕 지음, 허윤정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을 때면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이다. 햇살이 좋은 어느 날 야외의 수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흔한 일상을 그린 것 같지만, 밝은 색채와 사람들이 보여주는 생동감이 인생의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나타내는 것 같다.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을 읽는 내내 이 그림이 떠올랐다.

이 책은 노란색 표지부터가 예쁘다. 작품을 읽는 내내 마을의 축제와 같이 들뜬 분위기와 마을 정경에 대한 묘사를 보면 잘 어울리게 배치된 원색이 눈 앞에서 보이는 듯하다. 이발소 주인이 주인공인 챕터에서 빛과 색의 향연이라는 문구가 나왔을 때 이 책과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알록달록한 소설은 현대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군상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무분별한 투자로 돈 방석에 앉은 일, 다시 무분별한 투자로 빚을 지게된 일, 무리하게 성당을 증축하여 빚에 시달리다 화재 보험으로 빚을 해결한 일, 연인과의 관계에서 지레 겁을 먹고 목숨을 버리려다 의외의 행운으로 해결한 일, 사실은 그 고민이 별 것 아니었던 일 등이다. 이 과정에서 소문과 여론에 휩쓸려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군중은 덤이다. 사회에서 수 없이 반복되는 일을 보여주고, 반전있고 코믹한 마무리를 짓는다.

이 소설은 인간의 삶에 대한 긍정과 따스한 시선에서 탄생한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견, 신념, 고민, 문제 등이 사실은 얼마나 별 것이 아닌 것이 많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행복은 바로 손에 잡히는 곳에 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따뜻한 마음으로 인간사를 바라보게 하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