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는 출산 - 현대 자연주의 출산의 바이블
그랜틀리 딕리드 지음, 정환욱 옮김 / 자연스러운탄생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왜 출산에는 흔히 두려움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걸까?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질문이 이상하게 여겨지는 사회이다. 우리는 대중 매체나 지인들을 통해 출산의 끔찍함에 대해 많은 것들을 보고 들었다. 용을 쓰고 소리를 지르며 출산하는 장면, ‘콧구멍에서 수박이 나온다는 등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보고 들었을 만큼 흔하다. 왜 출산이 두렵냐니,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 같다.

영국의 산과의사 그랜틀리 딕리드의 두려움 없는 출산이라는 자연주의 출산의 고전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출산은 일상과 동떨어진 무엇이 아니다. 이 책이 말하는 출산에서는 산모의 자신감과 기분이 중요시 된다. 저자는 문명화되지 않은 곳에서 통증없이 분만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했다고 한다. 주입된 이미지, 의료진의 출산보다는 효율을 추구하는 태도 등은 산모에게 긴장감을 더하고, 산통은 고통스러워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교감신경이 높아지면 자궁으로 혈류량이 감소하고, 이는 진통을 심하게 하고 태아를 위험하게 만들기도 한다. 자연주의 출산은 놀랍게도 인간적이다. 산전에 산모에게 출산에 대해 설명하고, 충분히 안심시킨다. 진통할 때에도 산모가 원한다면 원하는 차를 마시기도 하고, 의사는 옆에서 밝고 친근한 태도로 산모를 안심시키고 도와준다. 진통제는 옆에 구비되어 있고, 진통제의 사용은 의료진뿐만 아니라 산모의 의견을 더해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 이렇게 출산 과정을 거치면 놀랍게도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고, 참을만하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출산은 산모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신성함, 행복감을 느끼게 하고, 태아와의 특별한 교감을 할 수 있게 된다.

출산이 더 없이 인간적이고, 일상적이고, 평화롭게 묘사되는 부분은 가히 혁명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산은 생사고비를 넘나들고, 몸이 망가지고, 많이 힘든 일이 아니었던가? 자연주의 출산은 진통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출산의 신성함과 즐거움 또한 되찾아오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의료 업무의 편의, 관행 때문에 산모와 아이가 출산에서 뒷전이 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너무나 시대를 앞서나가고 있다. 당장은 보편적으로 적용이 어렵더라도, 점점 이 책과 같은 방향으로 출산 문화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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