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서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 지음, 로렌스 알마-타데마 그림, 강주헌 옮김 / 아테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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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돈 많이 모으는 법, 다른 사람한테 지지 않는 법, 성공하는 법에 대한 책이 유난히 많이 쏟아져 나오는 때입니다. 과거와는 달리 자신의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미덕이 된 사회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뛰어난 사람이 되고,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뒤처진 사람이 되는, 인간의 도구화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혜의 서는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 스승이 남긴 두루마리 지혜의 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칼릴 지브란의 책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인간이 얼마나 신성하고 우주적인 존재인지를 깨닫고 고양되는 느낌입니다. 현실에서 골몰하고 있는 문제들은 유치해 보입니다. 현실에 어떤 문제가 산적해 있다 하더라도, 아무리 긴 밤이라도 끝에는 찬란한 아침의 광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문제가 됩니다. 과거와 현실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인간의 아름다움, 신성, 생명력과 같은 미덕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인공을 필연적으로 겪어나가야 할 어려움 정도로 보입니다. 이는 되려 주인공을 성장시키고 더 독보이게 하는 장식이 됩니다. 현대 사회가 사람들에게 강권하는 도구화와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읽는 사람마저 마음이 깨끗해져 함께 신이 되어 훨훨 날아다니는 느낌이 듭니다.

이 책은 이야기처럼 구성되어 있는데도 마치 시를 읽는 느낌입니다. 신이 새로 변하여 주인공을 데리고 훨훨 날아다니고, 젊음이 의인화되어 주인공의 옆을 걸어다닙니다(젊은 사람 누구에게나 있는 젊음을 신격화하고 그가 내 옆에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다시 보여주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보이는 도시의 광경, 사람인 듯 망령인 듯 아른거리는 모습, 넓은 초원과 높은 산 등 활자로서 독자의 눈앞에 환상의 세계를 펼쳐다 줍니다. 읽는 사람의 마음을 고양시키고, 행복하게 만드는 멋진 책입니다.

몇 년 차를 두고 칼릴 지브란의 책 예언자, 예수의 아들, 지혜의 서 세가지를 읽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제일 마음에 잘 와닿고, 내용이 어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도 괜찮고, 마음이 피곤할 때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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