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역사학자 유 엠 부틴의 고조선 연구 - 고조선, 역사.고고학적 개요
유리 미하일로비치 부틴 지음, 이병두 옮김, 유정희 해제 / 아이네아스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러시아 학자가 쓴 고조선 역사입니다. 고려인들과의 교류가 있었고, 이에 따라 한국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고조선 역사서를 저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조선 역사에 대한 명저로, 몇 십년 전 출판을 끝으로 구하기 어려운 책이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재출간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명백하게 밝혀진 역사적 사실, 여러 등장 인물과 영웅들을 기대하셨다면 오산입니다. 우리 민족의 뿌리인 고조선은 아쉽게도 독자적인 문자 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 당시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문자 사료는 과거 중국이 자신의 역사를 기록할 때 곁가지로 기록해둔 기록에 거의 대부분 의지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후대에 한민족의 손으로 쓴 고조선의 기록이 있기는 하나, 고조선 멸망 이후 1000년이 지난 후, 그것도 중국 역사서를 참조하여 남긴 기록입니다. 그외 땅에서 출토되는 유물로 역사를 재구성하고, 사료와 비교해보아 재구성을 해서 알 수 있습니다. 기원전 12~13세기, 혹은 그 이전부터 존재해서 기원전 2~3세기 경에 본격적인 국가의 형태를 갖추었다던 고조선의 역사는 아직 맞추지 못한 거대한 퍼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고조선이 멸망한 후 세워진 한사군에 대한 연구가 더 진척되어야 한다고 이 책의 말미에도 나와 있습니다.

이 책은 고조선 역사에 대해 당시까지 진척된(아마 지금도 여기에서 크게 발전하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여러 연구와 설을 종합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중국은 춘추전국 시대등 혼란기를 거치며, 다른 국가들과 전쟁을 하기도 하고, 연대를 맺기도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연나라에 가까이 있던 고조선에 대한 언급을 볼 수 있습니다. (사마천이 대단한게, 변방의 다른 국가들은 문자도 없고 역사 기록도 안 하던 시절, 중화 사상으로 무장하고 역사 왜곡을 시전합니다.) 중국 입장에서 실제보다 폄하된 기록을 감안하여 보건대, 당시 무시할 수 없던 세력을 이루고 있었으며, 여러 민족이 혼재되어 있지만 중국과는 기원을 달리하는 독자적인 민족성을 띈 나라였습니다. 노예제와 8조 금법을 통해 부족국가에서 신분사회와 법치국가의 면모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조선 역사에 대한 연구는 아직 끝도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정확한 것은 거의 없다시피한 것 같습니다. 국경도 불분명하고, 일부 사료에서 고조선을 지칭하는 명칭도 혼란스럽습니다. 기자 동래설은 거의 망설로 굳어진 것 같지만, 위만의 출신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불문명합니다. 또한 기자조선, 위만조선으로 시대를 구분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어 이 부분도 재정립되어야 합니다. 어떤 나라였고 어떤 사람들이 활약을 했나요.. 그 당시 역사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았을 텐데,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아쉽네요.

'고조선 연구'는 고조선 역사에 대해 저술 당시에 이루어진 연구를 책 한 권에 모아 놓은 책입니다. 고조선 연구를 재구성해나가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고조선의 역사를 기록해 놓은 사료가 없는(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이면 좋겠네요) 관계로, 재미있는 역사 전개는 없습니다. 다소 교과서 같은 분위기입니다. 우리의 초기 역사를 통해 한민족의 성립과 국가의 기원을 알아볼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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