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세계 -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지음, 변선희 옮김 / 연금술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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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주인공은 불치병에 걸린 18세 소년 소로야이다. 소로야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병실 룸메이트가 알려준 그랜드 호텔이라는 곳에서 죽을 수 있게 된다.

고아에다 양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시고, 난치병에 걸려 성인이 되기 전에 죽게 된 소로야. 외부적인 잣대로만 보면 너무나 불우하고 불쌍한 소년이다. 이 책의 여러 등장 인물들은 시한부를 선고 받았다. 소로야보다 더 어린 사람도 있고,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도 있고, 가족을 남겨둔 사람도 있다. 이 사람들도 일반적인 잣대로 보면 너무나도 불행한 사람들이다.

푸른색은 하늘의 색이다. 또한 물의 색이기도 하다. 하늘과 물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루는 자연, 생명 그 자체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고, 살아가다가, 죽게 된다. 이 사실은 누구에게서도 변하지 않는다. 앞으로 몇 십년을 더 살아갈 사람, 내일 죽을 사람 모두 이 우주에 속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길이만큼 사는 것이다. 죽음과 삶은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랜드 호텔은 죽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 진정으로 살고, 삶의 마지막에 아름다운 불꽃을 터뜨리러 가는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 동정스런 시선이 없는 곳에서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것을 하고, 진정으로 살아본 사람으로서 주어진 시간을 마무리한다. 짧은 소설 속에서 여러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푸른 세계 속 삶과 죽음은 아름답고 자연스럽다. 평범한 사람이 닿을 수 없는 이상향을 본 것 같기도 하고, 누구나 간직하고 있으나 잃어버린 작은 정원을 본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삶과 죽음에 대해 마음으로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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