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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우스 로마사 2 - 끝나지 않는 전쟁 ㅣ 리비우스 로마사 2
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3월
평점 :
여태까지 제일 좋아했던 역사는 중국 역사였습니다. 사기를 비롯한 여러 역사서가 실례를 보여주며 독자가 각자의 이해에 따라 삶의 진리를 깊이 깨닫게 해주는 방식이 세상에서 제일 가는 이야기 방법이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로마제국쇠망사, 리비우스 로마사를 보며 최애를 중국 역사에서 로마 역사로 바꿔볼까 합니다.
리비우스 로마사가 보여주는 로마는 살아있는 어떠한 인물과 같은 생각이 듭니다. 로마가 겪어내는 내부 분열과 위기, 위기의 극복, 로마가 치러내는 전쟁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전쟁의 결과가 생각치도 못했던 사고나 자연 재해로 바뀔 때, 질 것 같은 전쟁이 훌륭한 지도자의 손에서 역전될 때 왜 이렇게 즐거운지 모르겠습니다. 리비우스 로마사의 로마는 로마가 한창 성장하는 때입니다. 로마제국 쇠망사와는 또 다르게 로마인들 분열했다가도 큰 문제를 겪지 않고 적 앞에서는 다시 단합하여 영토를 성공적으로 방어합니다. 로마가 크고 작은 위기를 처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자국의 불세출의 스포츠 스타(김연아같은) 응원하는 느낌이 듭니다.
리비우스 로마사는 풍부한 지식과 객관적인 사료를 통해 지우치지 않은 시선으로 사실을 전달하는 동시에, 행간에서 그 시대의 분위기가 담겨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역사서를 읽는 독자는 그 시대를 간접적으로 겪으며 정신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습니다. 리비우스 로마사는 로마에 일어났던 여러 가지 사건과 전쟁이 어떠한 이유와 과정을 통해여 일어났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그 당시 원로원, 호민관, 귀족들, 평민을 비롯한 군중, 속주 사람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움직였는지 적당한 분량으로 다루어 당시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과거사를 통해 현실을 빗대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여러가지 미덕, 권력욕, 군중 심리 등을 보여줍니다. 그 당시에도 돈과 권력이 큰 문제였고, 선동가도 존재했습니다. 쓰는 도구들은 크게 발전했을 지언정, 사람은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현대를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여러 상황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로마에는 뛰어난 영웅들이 많아서 나라를 지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분들이 누구인지 머리 속에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제가 잘 모를 뿐, 이 나라를 굳건히 지켜주시는 뛰어난 분들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리비우스 로마사를 보면 과거 사람들은 전쟁에 대해 현대 사람과 인식이 아주 다른 것 같습니다. 현대전쟁에 대한 기록을 보면 전쟁의 무의미함, 잔학함 등이 부각이 됩니다. 얼마 전 '포화'라는 책을 봤었는데, 그 잔학함은 아직도 생생하게 마음 속에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고대의 기록이 말하는 전쟁은 조금 느낌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동물을 죽이는 것을 끔찍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고대는 생계를 위해 사냥을 나가서 동물을 직접 잡아 먹습니다. 전쟁이 생존을 위해 으례 하는 일이라는 느낌이 든달까요? 고대의 전쟁은 창칼 등을 이용한 백병전의 형태로 살상의 정도가 현대전과는 크게 다르기도 하니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2000년 을 넘는 생명력을 가진 고전은 다릅니다. 행간 사이로 전달되는 그 시대의 분위기, 깔끔하게 정돈되어 전달되는 역사적 진리와 인간의 본성은 독자의 가슴을 뛰게 하고 정신적인 성장을 가져다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