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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다스리는 도구상자 - 불안에 발목 잡혀본 이들을 위한 사고&행동 처방전
엘리스 보이스 지음, 정연우 옮김 / 한문화 / 2017년 5월
평점 :
사이코패스를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사로 만들어주는 특성 중의 하나가 공포심이 없다는 것이다. 인생에는 항상 뜻하지 않는 상황이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앞에서 움츠러든다. ‘잘못되면 어떻하지?’ 싸이코패스는 예외로 이러한 두려움이 없다. 그래서 마주한 상황을 불안감 없이 처리하여(물론 불안감이 너무 없는 나머지 지나치게 과감해지면 감옥을 가기도 하는 단점이 있다) 더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한다. 때로는 잘 될 일도 망치는 불안, 정말 컨트롤이 불가능한 걸까?
저자는 임상심리학자로 불안감을 가지고 내원하는 환자들을 실제 치료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불안감을 부정하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적정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어야 만약에 대비하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이것이 과도하면 문제가 되는데, 행동인지요법을 통해 충분히 개선해나갈 수 있다. 불안감이 많은 사람을 ‘소심하다’는 식으로 성격적인 부분으로 논하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든다. 불안이 발생하는 이유는 망설임, 되새김, 완벽주의, 비판에 대한 두려움, 회피 다섯가지이다. 해당하는 분야를 강화하는 사고방식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고, 행동을 제시해준다. 책을 보며 자신이 이 다섯가지 중 어디에 속하는지 찾을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다. 이 리스트가 무의미하지 않고 꽤 의미있고 실용적이다. 해당되는 다섯가지 행동인지요법도 참 실용적이다. 나에 해당되지 않는 부분이라도 ‘심리상담은 이렇게 하는구나’라는 느낌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엘리스 보이스라는 저자를 만난 적도 없고, 얼굴도 모르지만, 시원시원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전반적으로 불안에 대해 호들갑 떨지 않고, 연습으로 충분히 잘 다스릴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주장을 딱딱하게 제시하지 않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저자는 이 책을 꼭 그대로 따라할 필요는 없고, 필요에 따라 펴보고 이용하면 된다고 말한다. 다섯가지 항목의 각 앞에 독자가 자신이 속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는 쉬운 체크리스트가 있고, 해당되지 않으면 건너뛰라는 친절한 설명도 있다. 이렇게 좋은 내용을 알려주면서 마치 미소를 지으며 초콜렛 하나 건네주는 듯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책을 읽으며 참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이 분에게 상담하러가서 몇 마디 이야기만 나누어도 사람들이 편해질 것 같다.
엘리스 보이스의 ‘불안을 다스리는 도구상자’는 정말 제목에 충실한 책이다. 불안한 일이있으면 이 책을 꺼내서 바로 해당되는 항목을 찾아서 불안을 떨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는 도구를 담아 놓은 책이다. 그냥 한 번 봤을 때마다 불안할 때 한 번씩 진가를 발휘해 줄 것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