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스톰
매튜 매서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재난소설 !

다만 사이버 스톰이 그리고 있는 재난은 그간의 소설들과 차원이 다르다.

전염병이 도는 것도 아니고, 좀비가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등장인물들이 역경을 헤치기 위해 초능력을 쓰거나 시간여행을 하거나 하지도 않다.


갑자기 찾아온 기록적인 폭설과 더불어 사이버 시스템이 망가져버린다.

줄거리만 들어서는 너무 밋밋한 것은 아닌가 싶겠지만 막상 닥쳐오는 재앙들을 보고 있으면

상상 이상의 파괴력과 피부로 느껴지는 현실감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소설 속 인물들이 겪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현실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서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지 못하겠지만 상당부분 우리의 삶은 사이버 공간에 기대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창설하고 있는 대규모의 사이버군이라던가,

단순한 개인정보 해킹을 넘어서 한 단체, 국가를 무너트릴 정도의 힘을 갖고 이뤄지고 있는 사이버 테러, ( 예를 들어 어나니머스가 IS에게 선포한 사이버 테러 선전.)

개인적으로 평소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다루고 있어서 몹시 기대감으로 가득 찼었다.

물론 기대가 꺾이는 일도 없었다. 사이버 기능 마비로 인해 봉착한 개인들의 일상 문제를 넘어서 다양한 정치,외교적 이슈가 소설 속에서 다뤄진다.


아파트의 난방 제어 장치, 휴대폰, 인터넷, 라디오, TV, 가게 카운터, 각종 운송배달 시스템 등 우리 삶의 영위를 도와주는 다양한 시스템이 먹통이 되고

엎친데 덮친 격의 재난급 폭설로 인해 보온,음식이라는 기본적인 요소들의 부족으로 사람들이 죽어간다.

처음에는 질서있게 줄을 서서 식료품 가게에서 물건을 약탈(?)해가는 모습을 보며 재앙이 닥쳤어도 사람들이 인간성은 지키고 있다며 흐뭇해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날들이 길어져감에 따라서 총을 들고 생존자들의 거주지에 침입해서 물건을 훔쳐가기도 하고

사이버 테러의 원인에 대해서 각기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애꿎은 사람들에게 눈총을 보내기도 한다.

심지어는 시체를 절단해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며 후반부로 치닫아감에 따라서 점점 격해져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군상을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움과 분노가 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오히려 너무 현실적인 것 같아서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마치 시뮬레이션을 보는 것처럼 인간들의 감정과 충동을 생생하게, 그리고 입체적으로 담아내는 것에 정신없이 푹 빠져서 읽게 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 혼자만 볼 수는 없는 책!이라고 느낀다. 사이버 세상에 깊게 몸 담그고 있으면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책.

읽고 난 후에 여운에 푹 빠져서 작가님 블로그도 찾아보고 그랬는데 2013년도에 폭스사에서 영화제작을 위한 판권을 사갔다고 한다!

국내 출판사에서 제공해주는 정보는 책 뒷표지에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 제작 중이다 한 줄이 딸랑 끝이길래

혼자서 정보를 막 찾아봤는데 현재로서는 Peter Chernin이란 분이 프로듀서를 맡으신다는 것과 Bill Kennedy란 분이 스크립트를 쓰시는데 참여한다는 것

그리고 2016!년 개봉예정으로 일단은 써있는 건데 이건 뭐 쉽게 엎어지고 미뤄지고 그러는 거니까 일단 가만히 있어야겠다..... 정보가 찌라시일 수도 있고...

어쨌든 너무나 기대되는 것..! 나는 소설 읽으면서 두 주요 등장인물인 마이클과 척을 맷 데이먼과 벤 에플렉으로 대입해서 읽었다.

설레발 치지말고 영화 개봉할 때까지 몇 번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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