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영수증 - 영수증을 통해 일상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진 스물다섯살 여자아이 이야기
정신 지음, 사이이다 사진, 공민선 디자인 / 영진.com(영진닷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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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5


하루종일 너무 우울해서 정신을 다른데로 돌리려고 집어들었다가 그 자리에서 쭈르륵 다 읽었다.

2004년인가에 나왔다가 절판된 책이 독자들의 요청으로 새로이 재판되었다고 한다.

작가가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하던 것을 책으로 옮긴 것이래서

혹시 그 시절 유행하던 귀여니식 인터넷 소설처럼 당황스러운 이모티콘 >_<* 들이 나오지 않을까 잠시 걱정했지만

다행히 담담하고 정갈한 한글로 깔끔하게 적혀있다.


물건을 구매하고 받는 영수증으로 그 시간의 감정, 생각, 사건 등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성된 신선한 방식의 에세이다.

에세이 형식의 책을 거의 읽어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소설인가 헷갈리기도 하고 당황스러웠지만 곧 익숙해지고 특유의 매력의 빠지게 된다.

배경이 2001년으로 맞춰져 있는데 그 시절 이모티콘은 없지만 그 시절 감성이 가득하다.

오글거린다는 못된 말이 유행을 타고 싸이월드가 기울어져 가면서 지금은 보기 힘든 그 시절의 감성.

나도 평소같았으면 오글거린다고 느꼈을테지만 읽던 당시에 우울한 감정이 충만해져있는 상태라 빠져들 수 있어서 좋았다.


2001년 물가를 15년 지난 오늘과 비교해보는 것도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재미요소 중 하나였다!

왠지 상상 못하게 저렴하고 그럴줄 알았는데 그렇지만은 않았다.

세븐일레븐 영수증에는 삼각김밥이 700원으로 가격 인하되었다고 광고가 붙여있던 것이 충격.

삼각김밥 크기가 두 배였나? 지금도 7,800원 정도인데...

또 메가박스 영화 티켓이 7000원. 난 왜 영화 가격이 그동안 엄청 올랐다고 생각했던 거였을까...

지금도 메가박스 성인 요금은 8000원이고 어제 본 조조영화는 5000원이었는데 말이다.

생각보다 2001년 물가가 장난아니게 살인적이어서 깜짝 깜짝 놀랐다.


항상 무언가를 사고 영수증은 버려주세요, 현금영수증 필요없어요 라는 말이 입에 붙어있는 나지만

읽고 나니 나도 영수증을 모아서 나만의 에세이를 만들어 보고 싶은 의욕이 가득 샘솟게 된다.

영화 티켓이 영수증 형식으로 바뀌고 나서 모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게 바뀌었다고 투덜투덜했었는데

한 번만 생각을 다시 돌려보면 영수증조차도 모으면 기록이 되고 추억이 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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