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이 온다 - 잘되는 나를 만드는 은밀한 힘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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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9

 

새해 맞이하고 나서 자그마치 9일만에 처음으로 집어들은 책...!

 

책을 처음 만져보았을 때 표지가 한지처럼 까끌까끌한 그런 재질이라 신선한 느낌이었는데

아무래도 재질상 때가 잘 탈 것 같고, 때 타고 나면 벗겨낼 방법도 없는지라

겉 표지를 벗기고 봤다. 근데..! 사람들이 겉표지 벗기고 볼 거라고 예측하고 만든건지

속표지? 속살종이가 맨질맨질하고 빳빳하고 하여튼 엄청 질 좋아서 깜짝 놀랐다. 심지어 속표지 디자인도 심플해서 예쁘다.

 

나는 내 자신의 감이 형편없는 편이라고 생각하기에 책을 읽기 전에는 선천적으로 타고 난 감이 중요하다 강조만 하고 끝나면 어쩌지 싶었다.

요즘 뻔한 개똥철학이나 사상을 그럴듯하게 수려한 문장으로 포장하여 읽고 나면 남는 것도 없는 그런 책들이 하도 많아서...

그러나 책을 읽어내려 가면서 제일 크게 다가온 느낌이 '진솔함'이었다. 속내가 의심 가는 화려한 포장은 깔끔하게 벗겨낸 듯 한 느낌!

입에 발린 달콤한 말들과 어이없는 무용담을 담은 짜증나는 책들이 아닌 저자분이 지금껏 삶 속에서 쌓아온 생각들이 어렴풋이 느껴진다.

내가 막연히 선천적 능력이나 단순한 운,우연으로 생각하던 감이 알고보면 반복과 노력, 가끔은 휴식을 통해 갈고 닦은 그런 기술이라는 주장이 이 책의 기본 논지이다.

앞 뒤 안 맞는 모순적 이론이나 과장된 인과관계를 통하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단순한 논리를 통해 깔끔하게 착착 짜맞춰지는 깔끔한 느낌이 매우 좋았다.

 

우리는 흔히들 감과 이성을 구분지어 전자보다 후자를 높게 평가한다. 마치 감은 본능에 따르는 짐승의 영역이고, 이성은 사유하는 인간의 영역인 것처럼.

그러나 사실 감과 이성을 서로를 깔끔하게 떼어내지 못하는 상호연관된 것이라고 한다. 이성만 충실하게 따르고 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불안감을 자아내어 실수를 만들어내고 실패로 이어낼 확률이 높다. 아인슈타인은 직관을 신성한 선물로, 이성을 충직한 하인으로 보았고

오늘날 우리는 하인을 섬기고 신성한 선물을 잊어버린 사회를 살고 있다고 보았다. 감이 좋다는 것은 실체가 없는 단순한 찰나의 느낌이 아니다.

잠재의식과 현재의식의 작용이 긴밀하고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감을 포착해내는 탁월한 능력을 갈고 닦은 사람은 성공으로 나아가고,

순간의 감을 제대로 포착못하고 무시하고 지나간다면 실패로 가는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감과 우연에 대해 새롭게 인식을 잡아볼 수 있었다.

 

요즘 문학적 교양을 쌓는다면서 민음사 세계문학 잔뜩 쌓아놓았다가

나에겐 너무 어려운 현학적 어휘와 복잡한 구조의 문장들로 얼마 읽지도 못하고 나가떨어져서 책에 대한 흥미가 팍 식은 참이었다.

중간에 저자분이 '누가 내 치즈를 옮겼어'를 예를 들면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 깊은 내용을 담은 책들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과 반성의 일화가 나온다.

이제 자랑스러워 하셔도 될 것 같다. 나같은 무지랭이도 즐거운 기분으로 술술 읽어내려가면서 저자분의 깊이있는 삶의 철학을 배울 수 있었다.

교양을 쌓아야지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면서 읽어내린 비문학책은 오랜만이었다.

다만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주변 인물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데 너무 사례가 많고 다양해서 어느 순간 진실성이 의심되던....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하니까 불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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