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 이은정 - 요즘 문학인의 생활 기록
이은정 지음 / 포르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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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경쟁 사회는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작가도 고민하는듯하다. 그녀가 말하는 '제대로' 사는 법은 해답이 아닌 삶이라는 여정에서 찾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고민 '제대로 살기' 그리고 '행복해지기'. 제대로 사는 법을 알지 못하지만, 행복해지는 법은 정확히 알고 있다 말하는 그녀의 생활 산문 '쓰는 사람, 이은정'

작가의 삶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다. 쌀을 살 돈이 없는 궁핍한 삶. 황정은 작가의 소설에는 주인공이 생쌀을 씹는 행위가 여러 소설에서 등장한다. 그건 소설을 쓰면서 얼마 없는 쌀을 씹으며 소설을 쓴 저자의 경험을 담았다고 하니, 작가의 삶을 보다 보면 우리가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타인은 이해해 주지 않지만, 하나의 목표로 돌진하는 삶. 읽고 쓰는 행위가 인생의 유일한 행복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삶. 이 책을 읽으면서 삶의 행복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비단 사랑뿐만은 아니었다. 많은 걸 깨닫게 해준 ‘첫’들의 실패를 통해 나는 조금씩 인생을 배운 듯하다. 내 인생의 실패는 타인을 이해하는 아량도 덤으로 가지고 왔다. ‘첫’ 실수에 대해서는 대체로 용서를 베푸는 사람이 되었다. 때로는 ‘첫’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기도 하고, ‘첫’ 실패를 한 사람에겐 그 경험이 가져올 혜안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처음은 누구에게나 관대하지 않던가. 모험이든 도전이든, 실수든 실패든.

모든 인생은 날마다 처음 중에서

'쓰는 사람 이은정' 이 산문집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편은 '모든 인생을 날마다 처음'이라는 편이다. 인생은 날마다 처음이고, 그 안에 있는 실패를 통해 쌓이는 삶이라니, 오늘을 용서할 수 있게 된다. 실패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게 되는 순간, 우리는 내일의 도전과 모험을 꿈꾸게 된다.

이 책은 삶에서 허물어지는 모든 것을 감싸주는 따뜻한 삶이다. 초라하고 비루할 지라도 행복을 위해 꿈을 꾸라고 말하는 삶. 따뜻함이 감싸주는 힐링 산문집이다.

이 책은 너무 솔직해서 읽다보면 깜짝 놀라는 순간들이 있다. 많은 산문들이 멋진 글쓰기, 작가로의 멋진 삶을 얘기한다면 이 산문집은 가장 바닥에 있는 작가의 삶을 말하고 있다. 삶의 밑바닥에서 행복을 말하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하는 책. 저자의 산문을 읽으며 나의 삶을 위안하게 되는 아이러니, 그리고 한 번 더 꿈을 얘기할 수 있는 희망.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산문집 안에서 삶의 다양한 희망을 보고 꿈들을 건질 수 있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44502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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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음, 박제헌 옮김 / 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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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나를 괴롭히는 상사, 거래처, 뒷담화를 일삼는 동료들이 사라지는 순간들을 상상한다. 그런데 주인공을 괴롭히던 클라이언트가 정말 사라지는 소설이 있다. 그게 가능해? 동시에 그래도 될까? 아무리 미워하는 사람이라도 인간의 윤리가 던지는 의문. 통쾌함과 찜찜함을 동시에 주는 이 소설. '명상 살인'이담고 있는 감정들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와 고민이며, 이를 극복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동질감이다. 스트레스가 극점에 달했을 때 주인공은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극복하려 하고, 이는 살인을 통해 표출된다. 이 지점이 건드리는 것은 인간이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금기와 묘한 카타르시스다. 하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있고 바라지만, 한 번쯤은 꿈꾸는 그 어떤 것.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공감되는 현실과 거부할 수 없는 유쾌함과 쾌감이 있다. 이 감정들은 금기라는 경계를 오고 가며 묘한 분위기와 웃음을 만들어 낸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금지된 것을 꿈꾸며, 그 일탈 속에서 쾌감과 교훈을 만들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일지 모른다.

밤 낮 없이 일을 하던 주인공 비요른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범죄자마저 두둔해야 했던 변호사가 잃어가던 것, 겉으로는 고귀한 이념적 가치를 내보이지만 뒤로는 이익만을 챙기는 기업의 이익 등 현실 사회의 모순점들이 어떻게 얽혀 이 명상 살인을 만들어 냈는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소설의 범죄는 그를 추적하는 자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전개된다. 이 명상 살인은 범죄를 저지른 주인공이 저지른 범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명상을 통해 평화를 찾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특이한 구성이 만들어 내는 파열음 등. 그를 둘러싼 자본주의의 허와 실을 날카롭게 찌르며 만들어가는 블랙 유머들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43618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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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조은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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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후반을 지나가는 지금, 막연히 환상 같은 먼 거리에 있던 마흔이란 나이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어린 시절 본 우리 부모, 마흔이란 나이는 좀 더 단단하고 확신에 찬 어른이라 생각했다. 막상 마흔을 두고 보니 나이에 관계없이 사람은 흔들리고 또 흔들린다. 자신을 의심하고 또 의심한다. 나이가 들면 보다 성숙해질 줄 알았는데, 이런 나를 어떡하면 좋을까?

마흔이라는 나이는 생에 중요한 시점임은 분명하다. 생명 연장을 꿈을 이룬 우리의 삶의 절반을 지나는 시점이며, 전 화점이기도 하다. 이젠 더 이상 어리다는 말을 붙일 수 있지만, 백세 시대를 눈앞에 둔 지금 마흔이 단단하고 성숙한 어른이라 말할 수 있을까.

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이 책은 마흔이란 나이를 어른이나 철을 드는 시간이 아닌 자기다움을 찾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이 문장이 너무 멋져서 마흔 전에 삶의 목표를 세우고, 함께 가자고 말하는 책이다.


자기 전 눈을 꼭 감고 기도하면 그대로 이루어지던 날은 이제 오지 않는다. 누구나 안락과 평화를 꿈꾸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 바라지 않았던 것들, 뜻하지 않게 부딪쳐오는 것들이 나를 감싼다. 더는 나를 보호해 줄 것이 없고, 이제는 온전히 내 힘으로 맞서가야 한다는 것을 마흔이면 깨달아야 한다. 마흔에 굴복하면 그다음은 오지 않는다.

갑자기 들이닥치는 것들 중에서

마흔이 어떤 것인지 잘 알려주는 한 문단, '이제는 온전히 내 힘으로'라는 문장이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해준다. 마흔을 깨닫는 것은 삶의 시간을 깨닫는 일이 아닐까? 언제든 우리가 찾는 것은 '마음의 평화'이다. 그런데 저자는 삶의 경험치를 더 쌓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삶의 평화는 언제쯤 평화를 찾을 수 있으까. 고등학교 급훈처럼 '잠은 무덤에서' 그리고 그때 즈음 삶의 평화도 함께 찾아오려나, 그렇다면 우리의 마흔 우리가 삶에서 찾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이 책은 한 챕터마다 주제를 던지고, 그 안에 세부적인 감정들을 담고 있다. 그 내용은 꼭 마흔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감정을 담고 있었으며, 마흔 이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감정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맘에 들지 않는 현실에 대한 분노가 가끔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분노한 상태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정당한 분노는 사태를 해결하지만, 맥락 없는 분노는 그 반대로 치닫는다. 되도록 빠르게 식히고 자기 안의 평화로 돌아와야 한다. ‘젠장’ 해버린 뒤,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며 누워버린 평화의 전도사 우리 집 케롯처럼. 분노에 오래오래 타올라봐야 남는 것은 나의 에너지와 시간을 태운 재뿐이니까.

습관처럼 지닌 낡은 것들 '분노' 중에서

흔히 ‘나이 들어 반드시 후회하는 것들’이라는 목록을 우리는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우리가 두려워서 하지 못했던 것들이나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것들, 혹은 무지해서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다. 예를 들면 여행을 더 많이 하지 못한 것, 사람들과 더 화목하게 지내지 못한 것, 운동으로 체력관리를 하지 못한 것,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것, 쓸데없는 걱정으로 시간을 보낸 것 등이다. 이런 것을 미리 알고 행동을 바꾼다면 먼 훗날 덜 후회할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아예 후회할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다.

타인을 의식해서 강조된 것들 '후회' 중에서


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이 책은 좋은 문장들은 하나 가득 담고 있는 멋진 선물 상자 같은 책이다. 동시에 삶에 필요한 태도를 함께 담고 있어 귀한 선물들이 가치를 더한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많은 책을 좋아한다면, 삶의 고민과 감정에 마음이 잡히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면, 이 책은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나를 알자'가 아닐까.

나를 안다는 것이 무엇일까. 늦어진 취업과 결혼, 생애 주기별 이루어지는 일들이 한 칸씩 뒤로 밀리며 삶은 더욱 젊어지고, 마흔은 기존의 마흔과 다르단 느낌이 들었다. 마흔을 앞두고 삶에 초조함이 든다면, 무엇보다 멋지게 나이 들고 싶다면 이 책은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431898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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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서울셀렉션 시인선 1
류미야 지음 / 서울셀렉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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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만할 것들은

언제나 곁에 있고, 있었다.

우리가 늘 잊고 또 잊었을 뿐.

시인의 말 중에서

삶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변화하는 계절, 떠나가는 소중한 사람들, 어느새 삶의 풍경이 바뀌고 낯선 얼굴을 하고 있는 도시. 시인의 시에서 아름다운 것들은 하나같이 한 박자가 늦는다. 그것은 아름다움이 늦게 도착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깨닫는 순간이 늦다는 뜻이다. 그래서 시인이 깨달았을 때 삶의 아름다운 빛은 이미 사라진 뒤다. 시인의 시가 슬프고 서늘한 이유다.

잊혀진 삶의 풍경들은 슬픔에 이웃하고 있다. 어떤 것들은 절망에 묻혀 보이지 않는다. 눈물에 부옇게 흐려진 세상은 이미 번진 뒤다. 이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우리는 섬세한 감각으로 안간힘을 쓰듯이 세상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정말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 맞을까? 슬픔과 절망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니, 도태되는 삶에 아름다움에 숨어 있다니, 저자는 지나치게 낭만적이거나 순수한지 모른다. 되려 그런 작가의 삶이 아름답게 느껴졌고, 그런 삶을 사는 것이 작가의 삶일지 모른다.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혹은 한자리에서 잊히기나 하는지요

날리는 저 꽃잎들 다 겨울의 유서인데요

그래서 늦는 것들 중에서

아름다운 시를 읽는 것은 언제나 멋진 일이다. 이름까지도 시인 같은 류미야 시인의 시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의 문장들이 그렇다. 시인의 시 섬세하면서 서늘하다. 아름다운 것들은 항상 늦고, 흩날리는 꽃잎들은 겨울의 유서라고 표현하는 시. 삶이라는 아름다운 '매혹'과 죽음의 '탐미'가 경계를 두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하는 듯 보인다.

나는 눈물이 싫어 물고기가 되었네

폐부를 찌른들 범람할 수 없으니

슬픔의 거친 풍랑도 날 삼키지 못하리

물고기자리 중에서

눈물이 싫어 눈물과 같은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가 되기로 선택한 삶. 이미 물이 가득 차 눈물을 범람할 수 없다. 어떤 슬픔의 풍랑에도 삼키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는 이미 슬픔에 침잠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시를 들여다볼수록 생에 대한 연민과 슬픔이 차오른다. 물고기의 생을 택한 화자의 선택이 실패했거나, 실패할 것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생은 고해(苦海)라든가 마음이 쉬 밀물지는 내가 물고기였던 증거는 넘치지만, 슬픔에 익사 않으려면 자주 울어야 했네

결국 슬픔에 잠기지 않으려 물고기가 된 시의 화자는 슬픔에 익사되지 않기 위해 자주 울었다 표현한다.

먼지 풀썩거리며 살비듬이나 털다 가는

이 생에서 스스로 눈물마저 도려내면

예언은 실현되는 것,

나는 울어야 한다

마른 땅 휘적시는 몇 방울 이슬처럼

갈증의 한나절에 반역하기 위하여

냉담과 눈먼 증오를 애도하기 위하여는,

눈물점 중에서

시인의 시는 하나같이 슬퍼야 하는지 모르겠다. 눈 아래 있는 눈물점 때문일까? 시인의 눈물점은, 운다는 행위는 삶의 냉담과 눈먼 증오를 애도하는 하나의 절차다.

울음이 하나의 절차라니, 시의 화자가 애도하는 냉담과 눈먼 증오는 대체 무엇일까. 차가워진 도시의 풍경, 떠나간 지인들, 세상에 무덤덤해진 나. 삶의 즐거움과 감동을 잃어버린 나를 대신해 누군가 울어준다니, 시인의 시가 슬프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의 제의에 가깝고 눈물을 통해 삶을 다시금 정화되는 느낌이다. 운다는 행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이 시는 편안한 문장과 아름다운 시어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숨겨진 삶의 아름다움을 예찬하지도 않는다. 말랑말랑한 인스타 감성을 드러내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이 시가 품고 있는 근원, 시인이 보는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과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애절한 노력은 눈길을 끈다. 취향이 맞는다면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것 같은, 오래된 친구를 만난듯한 그리움을 전달해 줄 시집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42788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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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일루스트라투스 지음, 이계순 옮김 / 풀빛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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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왜 무서운 이야기가 생각나는 걸까. 독특한 그림과 무서운 이야기, 책을 읽기 좋은 여름밤. 모든 것이 딱 들어맞는 가운데 나타난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매력적인 일러스트만으로도 훌륭하다. 프롤로그부터 나와 있는 열세 편의 이야기, 그런에 아무리 세어보아도 이야기는 열두 편이다. 옴니버스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 마지막 열세 번째 이야기는 대체 어디 있을까. 예상되었던 반전이었으나, 생각하는 재미가 있었던 책이다. 공포소설을 좋아한다면, 무더운 여름 함께할 서늘함이 필요하다면 좋은 친구가 되어줄 책이라 생각한다.


거울과 인형, 깊은 물 속, 어둠, 지하실, 무덤 등 공포에 잘 어울리는 소재와 인간의 깊은 심연을 다루는 이야기들이 함께 등장한다. 이야기들은 길지 않고 일러스트와 함께 묘한 여운을 남기며 공포를 자극한다. 개인적으로 일러스트가 맘에 든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그림을 좋아한다면 정말 추천하는 그림책이다.

조금 아쉬운 점은 공포를 많이 읽은 이들이라면 조금 뻔할 이야기들, 호기심에 대한 경고, 약속을 어긴 대가 등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교훈적이고 권선징악적인 이야기들이 공포의 서늘함을 조금 식히기도 한다. 어린이들이 보는 그림책이라서가 아닐까. 그저 유령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건지, 뜬끔없는 이야기의 흐름과 개연성이 부족도 조금 아쉬웠다. 반면에 아이들이 보기에는 작고 빽빽한 글씨체를 보면서 음?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멋진 그림과 이야기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스텐실이라고 하나, 스펀지를 찍어서 그린듯한 앤틱한 그림은 이야기와 꽤 잘어울리며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고급스런 일러스트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들도 탐을 낼 만한 동화책이다.

깊어가는 밤, 오싹한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면 그림을 통해 그 이면의 낯선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서늘한 이미지들이 색다른 세계의 다른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41347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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