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음, 박제헌 옮김 / 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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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나를 괴롭히는 상사, 거래처, 뒷담화를 일삼는 동료들이 사라지는 순간들을 상상한다. 그런데 주인공을 괴롭히던 클라이언트가 정말 사라지는 소설이 있다. 그게 가능해? 동시에 그래도 될까? 아무리 미워하는 사람이라도 인간의 윤리가 던지는 의문. 통쾌함과 찜찜함을 동시에 주는 이 소설. '명상 살인'이담고 있는 감정들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와 고민이며, 이를 극복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동질감이다. 스트레스가 극점에 달했을 때 주인공은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극복하려 하고, 이는 살인을 통해 표출된다. 이 지점이 건드리는 것은 인간이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금기와 묘한 카타르시스다. 하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있고 바라지만, 한 번쯤은 꿈꾸는 그 어떤 것.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공감되는 현실과 거부할 수 없는 유쾌함과 쾌감이 있다. 이 감정들은 금기라는 경계를 오고 가며 묘한 분위기와 웃음을 만들어 낸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금지된 것을 꿈꾸며, 그 일탈 속에서 쾌감과 교훈을 만들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일지 모른다.

밤 낮 없이 일을 하던 주인공 비요른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범죄자마저 두둔해야 했던 변호사가 잃어가던 것, 겉으로는 고귀한 이념적 가치를 내보이지만 뒤로는 이익만을 챙기는 기업의 이익 등 현실 사회의 모순점들이 어떻게 얽혀 이 명상 살인을 만들어 냈는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많은 소설의 범죄는 그를 추적하는 자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고 전개된다. 이 명상 살인은 범죄를 저지른 주인공이 저지른 범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명상을 통해 평화를 찾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특이한 구성이 만들어 내는 파열음 등. 그를 둘러싼 자본주의의 허와 실을 날카롭게 찌르며 만들어가는 블랙 유머들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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