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무용하다. 아니 세상의 시각이 예술을 무용하게 만들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쓸모없어진 예술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인터뷰집 '무용지물'. 예술도 주목받지 못하고 말하면서 그들이 주목하는 건, 예술이라 칭해지는 것 중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는 것들에 집중한다. 일상적이거나 혹은 일상적이지 않거나, 주목받지 못하거나 익숙하지 않기에 외면당하거나, 인디 혹은 마이너라 칭해지고, 주류에 순응하지 못했기에, 누군가는 엇나같다고, 또 다른 누군가는 쓸데없는 일을 한다고 말할 세상에게 '그게 뭐 어때'라는 듯 바라보는 편집자들의 시선은 젊다. 이 잡지는 젊기에 할 수 있는 따뜻한 감각이 아닐까.
코미디 잡지로 독립출판을 하는 '록셔리 월드'의 현영석 작가는 제멋대로 사는 삶을 너무 좋아해서 잡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인터뷰는 너무 일상적이라 무용하다고 말하나, 그가 구매한 것은 생필품이라 살아가는데 필수적이고, 잡지를 만드는 행위는 본인 스스로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무엇하나 무용하지 않다.
일은 생계를 위한 수단이지만, 창작은 '생존'을 위해 존재한다고 말하는 창작집단 표착인류. 글을 그들에게 하나의 치유이고 삶의 순간들이다. 생존을 위한 순간은 그 어떤 것도 무용하지 않다. 무용해질 수 없다.
등단을 해야만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일까. 등단하지 않고 시인이 된 사람 김선오. 그는 무용함이 시를 구원한다고 말한다. 목적이 없는 문학은 보다 정직해진다. 시인이여서 일까, 말과 단어 하나하나가 아름다웠던 인터뷰. 그의 글이 어디에 정착할지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