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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없는 살인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과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받고있는 추리소설작가중 하나이다. 인기를 입증하듯 그의 대표적인 작품은 대부분이 영상화되었고 이또한 많은 관심과 사랑을받았다.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믿을수 있고 '못뽑아도 평작이상'이라는 안정된 브랜드가 됬으니 그의 미번역작품들이 국내에 앞다투워 출간됬고, '범인 없는 살인의 밤' 또한 어떤 의미에선 보장된 작품이라 말할수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처럼 다작을 하는 작가도 드물다. 1985년 방과 후로 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현재까지 60여편가량을 써내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왔다. 그러면서도 각 작품마다 새로운 트릭, 구성방식, 소재, 해박한지식등 끝이 보이지 않는 작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다양하고 많은 작품전체에서 느껴지는 공통점은 바로 추리나 트릭보다는 인간이나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점과, 사건은 해결하되 마지막 결말은 독자에게 맡긴다는 점이다.
이 범인 없는 살인의 밤또한 전형적인 히가시노 게이고표 소설이다. 7편의 단편이 한권으로 압축되있는만큼 길지않은 내용이지만, 7편의 단편 모두 굳이 아쉬운걸 뽑자면 짧은내용뿐이라고 말할만큼 한편한편이 히가시노 특유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책의 첫 스타트는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란 단편이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학교에서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옥상에서 떨어져 죽고 그것에 의문을 품은 주인공이 조금씩 사건에 접근한다는 내용이다 이작품은 작가의 데뷔작인 방과후의 또하나의 버전이라 볼수있다. 물론 트릭과 구성또한 전혀다르지만 같이 학교라는 점과 그나이또래가 갖고있는 섬세한 성격을 배경으로 했다는점이 공통점이다.
두번째는 잘못된 욕망의 희생양이 된... 그로인해 어긋난 길에 들어서게된 안타까운 '어둠속의 두 사람'란 작품이다. 세번째는 '춤추는 아이'란 작품으로 중학생의 순수한 첫사랑과 그 표현이 다른사람의 인생에 어떻게 미치는지 보여주는 어떻게 보면 가장 비극적인 결말이라 볼수있는 작품이다.
그 뒤를 이어 '끝없는 밤' '하얀 흉기' '굿바이, 코치'가 이어진다. 이 세 작품모두 공통적으로 여성을 중심으로 그녀들의 어두운 부분과 그것을 떨쳐내지 못해 벌어지는 행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은 소설의 표제인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이라는 단편이다. 마지막 작품이고 책의 표제로 쓰인만큼 가장 추리소설답고, 앞서 있었던 작품들의 반전을 만회하듯 반전또한 상당히 의외다. 꽤나 기발하게 얽혀 있어서 트릭이 밝혀지는 순간에는 어라? 하면서 다시 앞장을 살피게 되며, 뒤늦은 이해를 하게된다.
다보고난뒤 역시라는 말이 나올정도록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작품이다. 7가지 이야기 모두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장편을 압축한듯이 짧지만 강렬하다. 작가의 색깔또한 확실히 들어나있다. 그의 작품을 처음접하는 사람이나 기존의 팬이나 모두 무난히 접할수 있는 대중적인 추리,미스터리 단편집이다.
그의 작품중 또 하나의 특징은 노골적인 제목이다. 붉은손가락이나 비밀 백야행등 히가시노 게이고 책의 제목은 스토리 전반의 함축이 대부분이다. 범인 없는 살인의 밤 책속에 들어있는 7가지 단편또한 그렇다. 본내용과 제목을 다시한번 곱씹는것도 그의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