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전 3
이종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귀신전 이야기 전체의 큰 맥은 이승과 저승이 합쳐지는 중음계라는 공간이 점점 이승으로 퍼져나가고, 이승에서 귀기(鬼氣)가 전체적으로 강해진다. 그에따라 점점 강해지는 악귀와 그것을 퇴마하는 퇴마사들의 이야기다.

이런 큰 줄거리속에 각각의 독립된이야기가 있는 옴니버스형식의 1,2권이었다면 이번권은 그러한 형식의 비중을 조금은 줄이고 이야기전체의 진행에 신경을 쓴듯하다.

 

귀신전속 주인공들의 이름이 점점 흐려질때쯤 나온 3권이다보니, 첫장은 앞으로 일어날 거대한 사건을 간략하게 추려놓은듯한 이야기와 2권에서 광적이고 비극적인 이야기의 종말을 알려준다.

 

조금은 힘들지만 그럭저럭 아담한 삶을 살아가는 세연이네 가족에게 어느날 아버지가 경대(鏡臺)를 가지고 들어온다 세연은 왠지모를 오싹함을 느끼지만, 가족의 의아한 눈초리에 애써 감정을 추스리게 된다. 다음날 세연은 집에돌아오자 끈적하고 기분나쁜 느낌을 받게되지만, 자신의 집이라 스스로를 위안하며 집안으로 들어간고 그곳에서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된다.

 

귀신전이 점점 악귀가 강해지고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사라지는 얘기다보니, 악랄하게 사람을 해치는 악귀의 방식이나, 그것을 퇴마하는 방법또한 새롭고 진화해간다. 강해진 악귀에게 이제는 단순하게 주술이나 진언을 읊는것으로는 영향을 주지못한다.

 

때문에 3권의 긴박감은 절정이다 몰입감과 페이지의 넘김또한 순식간이다 하지만 얻는것이 있으면 잃기도 하듯이 3권에서 1,2권과 같은 휴머니즘은 상당히 축소되었다. 공포또한 점점 무색해져간다. 3권은 귀신전(鬼神 傳)이라기 보다 귀신전(鬼神 戰) 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즉 귀신과 치고박는데 중점이 가있다.

 

1984년 제작된 영화인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의 주인공 네명의 그림자와 팀버튼 감독의 영화 배트맨의 배경인 고담시티의 음울하고 몽환적인 배경이, 뜬금없지만 귀신전의 마지막장면과 오버랩된다. 이 대목에서 공포를 느끼지는 못할것이다. 결전이 임박했다나, 두근거리는 스릴이라면 모를까

 

물론 이야기의 흐름상 당연하다. 귀신전속 주인공 중에 이수정이라는 작가가 있다. 이 케릭터가 쓴 책의 이름도 귀신전이다. 더욱 재미있는건 이 글속의 귀신전또한 본 소설의 내용과 인물들로 쓰여진 글이라는 점이다. 귀신전속의 작은 귀신전.

 

소설은 소설일뿐이지만 그 소설의 바탕이 되는건 현재 우리가 사는 삶, 현실인 셈이다. 귀신전의 매력은 거기에있다. 이승과 저승이 겹치는곳이 중음계라면, 현실과 가상의 모호한 경계선이 귀신전이다 . 왠지 비현실적이지만 실화같던 매력이 한곳으로 기울어 진듯한 느낌이다.

 

그렇지만 2권부터 기미가보였던 숙희라는 케릭터또한 점점더 미궁으로 빠져들고,이야기속 중심으로 치고올라오며 인물간의 극적갈등과 정체의 미스테리까지.. 균형이 한곳으로 기울어졌지만 귀신전의 재미는 내용속 악귀처럼 더 강해지고 새로운 방식으로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더더욱 반가운건 3권의로 끝날줄알았던 이야기의 연장이다. 오랫만에 만나는 퇴마소설을 이렇게 아쉬운마음으로 떠나보내나 했더니 애타는 마음으로 다음권을 기다리게됬다. 귀신전은 확실히 다음권이 너무나도 기다려지는 소설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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