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미궁
티타니아 하디 지음, 이원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장미의 미궁...
 

 여태까지 많은 소설들을 봐왔지만... 이렇게 서평을 쓰기가 막막한건 처음입니다. 책의 내용이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그걸 받아들인 제 머리가 혼란스럽고 환상의 안개처럼 막상 손에 잡히질 않는다고 할까요..?

 

 처음 장미의 미궁을 받고선, 어떤 소설이든 한번에 쭉 보는걸 좋아하는 저라서, 길어야 하루나 이틀이면 다 보고 서평을 쓸 수 있을지 알았지만 일주일이나 시간이 걸릴줄은 몰랐습니다. 그렇다고 책의 완성도나 재미가 떨어진다는점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독보적 스타일의 팩션!'이라는 문구처럼 이 책만의 스타일이나 완성도는 여느팩션 그 이상으로 뛰어나고 심오하다 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미의 미궁의 스타일은 제가 바라던 팩션의 스타일이 아니랄까요. 예전 오래된 고전추리소설을 보면 주변상황이나 케릭터 묘사가 굉장히 섬세하고 꼼꼼합니다. 그래서 현대소설의 간결하고 사실적인 방식을 보다가 고전소설을 보면 여러가지로 적응하기가 힘들죠.

 
 이 장미의 미궁은 고전소설과 같은 섬세하고 꼼꼼한 묘사에 환상적인 표현과 유럽식 유머가 섞인 대화때문인지.. 현대소설에 너무나도 물들어있는 제게는.. 보는내내 조금은 거북하고 몰입하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게다가 100page를 넘길때까지 독자가 느낄만한 중요한 사건이 진행이 되질 않으니, 더더욱 답답한 느낌이었습니다. 힘들게 사건이 진행되도 위에 말한 방식과 대화때문인지(언제나 그들의 대화는 신사적입니다.)... 분명 사건자체는 꽤나 긴박하고, 섬뜻할 만한 내용인듯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 느끼기에 상당히 순환되어서 다가와.. 긴박감을 떨어뜨려 아쉬웠습니다.
 
 장미의 미궁 스토리는 대략 책의 절반가량을 펼치면 어떤 이야기가 중심인지 알게됩니다. 책의 내용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방대하고 현대부터 과거 신화 종교 음악 등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까지..) 상상할수 있는 모든것이 나오는 방대하고 커다란 지식의 집대성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각종 암호와 마방진 각종 은유법등 숨돌릴세 없는 내용이 끊임없이 나옵니다.
 
 아주아주 간단하게 내용을 설명하자면.. 400년전 르네상스 시대 명인 존 디 란 인물이 천사와 대화한 내용을 기록한 고대 문서를 암호화해 가문에 대대로 물려져왔고, 그 스태포드 가문의 둘째인 윌이 그 비밀을 파해치다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의 형인 알렉스는 새롭게 생명을 얻은 루시와 그 문서의 비밀을 파해치게 됩니다. 그러다 휴거라는 집단이 미궁속에 존재한다는걸 알게됩니다.
 
 휴거는 비기독교적 의식을 갖고있는 신학자들의 명칭이자, 예수 재림하는날 나타나는 신성한 현상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존 디가 숨긴 문서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는 한마디로 광신도들입니다.  그들은 알렉스와 루시만이 그 문서를 찾을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감시하고 압박하며, 점점 비밀에 접근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위에 설명은 인공위성에서 찍은 바다의 모습을 설명한것일뿐.. 실제로 책을 펼쳐서 바다속에 들어가게 된다면 너무나도 깊고 끊임없이 헤엄쳐도 끝을 모르는 바다의 크기에 놀라게 될것입니다.
 
 팩션의 묘미는 실제로 존재하고 우리가 알고있는 현실과 진실속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덧붙어져서 새로운 또 하나의 현실을 만들어낸다는 점 입니다. 이 내용이야말로 진실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치밀하고 뛰어난 구성때문에 팩션에 열광하고 빠져든다고 생각합니다. 장미의 미궁또한 거기서 나오는 모든 이야기의 하나하나가 완벽하게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가는 걸 보면서 팩션에서 느낄수 있는 또 하나의 진실을 발견할수 있습니다.
 
 장미의 미궁은 정말 독보적 스타일의 팩션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환상적인 책입니다. 위에 아쉽고, 몰입하기 힘들다고 말한 저자의 표현이나 묘사방식도 개인적인 취향때문이지, 장미의 미궁이라는 책 자체의 분위기나 내용에 서는 완벽한 조합을 이뤘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을 빼고 느끼기에 장미의 미궁에서 흠을 찾자면, 무엇보다 책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장미의 미궁》은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와 이단의 역사와 민간전승을 비롯, 점성술과 천문학, 수비학(數秘學)까지 망라함으로써 가히 분야의 권위자다운 흥미로운 지식을 독자들에게 풀어놓는 것과 동시에 정제된 소설로서의 깊이와 세련미도 보여준다.
 
 위 글은 장미의 미궁 소개글에 나와있는 문구입니다. 이단의 역사, 점성술 천문학 수비학,,을 망라했다라는 말처럼.. 너무나도 방대하고 망라했기때문에 책을 그냥 보기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팩션으로써 그냥 즐기기에는 너무나도 이런 지식들이 내용자체에 밀접해 있기때문에.. (저자의 뛰어남이 돋보입니다.) 그냥 모르고 대충 봐서는 뒷 이야기가 이해가 되지 않는 점입니다.
 
 물론 책에서도 설명이 어느정도 되긴했지만 말그대로 어느정도입니다. 어떤건 설명자체가 안되어있더군요. 기본적인 지식이 뒷받침이 되어있지 않다면 저처럼 보는데 많은 애로사항이 꽃피울꺼 같습니다. 좀더 책이 두껍게 나와서 각종 주석이나 설명이 달려있었으면 보는데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장미의 미궁은 굉장히 잘 짜여지고 쓰여진 환상적인 책임에는 분명하지만, 제 지식의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또한 있었던 책입니다.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후딱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두세번 곱씹어가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보기를 추천해드립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 책이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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