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경제 교육을 제대로 받았더라면, 지금 나의 통장은 두둑할까요?부모의 사고방식이 돈과
관련이 깊었군요.
직업 군인이셨던 아버지와 가정주부 어머니, 그리고 언니 셋, 6명의
대가족이 외벌이로 살아가야 했기에 풍족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돈이 없어 못살아'란 생각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네요. 독실한 신앙을 가진 어머니에게 돈이란 한낱 재화일 뿐이었습니다.
'생존 = 돈'으로 생각하셨던 아버지와 반대였지요.
아버지는 근검절약을 강조하셨죠. 어머니도 절약하시긴 했지만, '쓸데 있는 곳엔 돈을 써야
한다'라고 하셨어요.
여섯 식구 빠듯한 살림살이에 학창 시절 일정한 용돈을 매달 받지
못했지만, 필요한 것이 있을 때에 돈을 받곤 했습니다.
제 기억에 남는 해외 여행이 있습니다.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전국청소년성지순례대회>에 가게 된 일입니다. 프랑스, 메쥬고리예로 약 10일가량 떠나는 일정이었습니다.
그 당시 참가비는 200만원정도 였어요.
돈이 없던 우리 집에서 어떻게 제가 갈 수 있었을까요?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은 엄마가 빚을 내서 성지순례를 보내주셨던 거예요.
처음으로 해외 여행을 가게 된 저는 몹시 기뻤지요.
가계빚에 대해선 하나도 몰랐구요. 그저 '전세계 가톨릭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겠구나' 싶었죠.
돌이켜 생각해보면, 가계빚을 무리하게 진 사실을 알았더라면 아마 성지순례를 가지 않았을 것
같아요.
또 한번의 여행은,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 <전국장애관련학과 학생모니터>로 2주 동안 캐나다 연수에 참석한 것입니다.
파라다이스 복지재단에서 연수비용을 70%가량 지원받아, 85만원만 내고 다녀올 수 있었지요.
대학 생활을 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만 몇 번 했었기에, 제 수중엔 돈이 없었어요. 부모님께 부담드리기 죄송스러워서, 친구 펀드를 이용했지요.
친구들에게 5만원, 10만원씩 빌렸어요. 좀 여유가 많았던 친구는 30만원을 빌려주었죠.
그리고 잘 다녀온 다음, 아르바이트를 해서 친구들에게 돈을 갚았답니다.
친구들에게 참 고마웠지요. 학생들에게 5만원, 10만원은 꽤 큰돈이잖아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렇게 2번의 해외
여행이 떠올랐던 건 바로 '돈과 빚'에 대한 제 태도에 대해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돈은
있다가도 없는 법' '돈은 허황된 것' '돈만 추구해서는 안돼' 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했었지요. 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혹은 무감정으로
일관했어요. 돈을 좋아하고, 돈을 추구하는 삶은 비도덕적이라 생각했던 거죠.
돈을 친하게
여기지 않았던 지난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2년 전 김밥파는 CEO, 김승호 회장님
책을 읽으면서, 돈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좀 사라졌어요. 김승호 회장님은 4000억원대 자산가인 세계적인 도시락 체인업체 대표인 분이죠.
그분도 저자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어요.
돈은 부정적이지 않다고. 그 돈을 버는 사람의 생각이 중요하다구요.
돈을 버는 목적이 자유를 얻기 위한 것이었죠.
부자가 되니, '원하는 때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메뉴판 가격에 상관없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참 행복하다.' 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돈을 벌면 시간의 자유,
장소의 자유가 주어집니다.
흔히 젊은 시절엔 해외 여행을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가고, 나이가 들면 돈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서 못간다고 하죠. 백세시대인 요즘엔 돈과 시간이 있어도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못가는 경우도
많구요.
저자는 이렇게 자유의 정의를
내립니다.
'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때에,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좋아하는 장소에서 할 수 있는 것.'
저자의 정의가
4000억 자산가인 김승호 회장님과 비슷하지 않나요?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에 돈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점에 초첨을 맞추고, 가장 좋아하는
것을 좇으라고 합니다. 돈 때문에 인생을 망치지 말라고 조언하지요.
돈은 저세상까지 가져갈 수 없습니다. 목숨과
마찬가지로 돈도 맡겨진 물건일 뿐입니다. 때가 오면 돌려주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인생의 착지점을 생각하면 마지막에 '돈을 더
벌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아아, 즐거웠다. 정말로 재미있고 즐거운 인생이었어!'라고 말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겁니다. 재산을 얼마나 구축했는자와는 일절 관계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남기고 가는 사람들과 쌓았던 추억, 그것이 가장 큰
자산입니다.
돈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사용하십시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소중한 사람을 위해, 그리고 멋진 추억을 만들기 위해.
돈과 어떻게 관계맺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저자.
결국 우리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돈을 맞이하는 태도라고 이야기하고 있지요. 돈과
뗄레야 떨어질 수 없는 우리네 삶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돈을 즐겁게
맞이하는 사람이 부자가 되는 건 자명한 사실이란 생각이 듭니다. 매스컴에서 재벌가들이 부정부패로 부를 축적한 사례를 많이 다루었기에 더 부정적
인식이 강했지요. 돈 그 자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돈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벌고 사용하는 삶은 얼마나 행복할지!
'해피 머니
순환'을 어떻게 할 수 있을 지, 즐거운 고민을 좀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