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가르다 - 제6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51
김혜온 지음, 신슬기 그림 / 샘터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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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샘터어린이문고를 읽게 되었다.
정채봉 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품이라니.
그림책이나 동화는 아이들만을 위한 책인 줄 알았다. 그러나 최근 그림책을 가까이하면서 알게 된 점은 그림책이나 동화는 0~100세 모두를 위한 책이란 사실이다.

저자 김혜온님은 서울 소재 초등학교에서 특수학급 아이들과 함께하는 선생님이다.
책 뒷면 표지에 작가의 수상 소감을 보고
슬며시 눈가가 촉촉해졌다.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이야기 말고,
무조건 도와줘야만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이야기 말고,
어떤 장점으로 인해 비로소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 받는 이야기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서로가 서로에게 스미고 물들어 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작가 수상 소감 중에서

 

그래. 그래.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총 3편의 이야기가 있다.


 - 바람을 가르다

 - 천둥 번개는 그쳐요?

- 해가 서쪽에서 뜬 날

초등학교를 다니는 뇌병변 장애 아동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
<바람을 가르다>를 읽으며,
내가 몇 년 전 치료했었던 꼬맹이가 생각났다.
그 아이는 양하지마비였는데, 초등 학교 1학년이었다.
새침떼기 꼬맹이는 7살에 첫 발을 뗐다.
그 감격스러운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었는데.

병원에선 말도 조리있게, 예쁘게 잘했던 꼬맹이였지만 초등 학교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장애 아동들이 어렸을 땐 주로 귀염둥이로, 왕자님, 공주님으로 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유치원, 초등학교를 입학해서 또래 친구들과의 만남을 갖으면서 무수한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내 생각엔 장애인과 함께하기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친구들이 신체적 장애에 대해 놀리기도 하고, 장애 친구를 따돌리기도 하고, 언어 폭력도 심상치 않게 나타난다.
뇌병변으로 인해 신체적, 언어적 장애가 복합으로 있을 경우엔 더 놀림의 대상이 되는 슬픈 현실.

치료사 선생님들은 아동이 학령기에 접어들 때 걱정이 배가 된다.
아이의 마음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
하물며 장애 아동 부모님의 마음은 어떠실까?

특수학급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가 바로 저자이기에, 아이들의 모습이 생동감있게 표현되어 있다.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님들의 염려도 물론 보인다. 아이가 다치지 않게 잘 자라기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하는 것이 엿보였다.

부모님의 염려가 있지만, 두 아이의 모습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만남이 아니다. 장애인과 활동보조 도우미도 아니다. 그냥 친구다. 용재는 뇌병변 장애에 대한 정보가 없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없다. 찬우는 그저 찬우다.
있는 그대로의 찬우를 본다.
자기처럼 놀기 좋아하는 친구로 거리낌없이 대한다.
때로는 그 무지함이, 찬우를 곤경에 빠지게 하지만.
두 아이의 우정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나는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없는 사회가 오기 희망한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기 바라며.
이 책을 학급의 아이들,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모님들뿐만 아니라
전 연령이 한번씩은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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