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방법이 아니라 삶의 방식입니다 - 온전한 아이로 키우는 아미시 육아의 지혜
세레나 밀러.폴 스터츠먼 지음, 강경이 옮김 / 판미동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판미동에서 신간 소개로 이 책을 봤습니다.

아미시 육아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구요?!

아미시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저,

단순히 현재 5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책 제목에 관심도가 커져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육아서보다는 기독교 서적같아요.

무엇보다 신앙을 중심에 두는 아미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저자는 기계 문명과 소비주의를 거부하며 자신들만의 삶을 지켜운 아미시를 오랜 기간 연구하면서,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미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미시 육아를 일반적인 육아법과 비교하며 우리 생활에 적용하는 균형 잡힌 통찰을 제시하고 있지요.

아미시와 비교 대상인 잉글리시를 우리네 삶이라 지칭해서 읽어도 무리가 없더라구요.

이 책에 소개된 아미시는 미국 여러 지역에 살면서도 보통의 미국인들과 구별된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21세기가 인터넷 세상이라는 것을 그들도 알지만, 대부분 전기를 쓰지 않고 차를 직접 소유하거나 운전하지도 않지요. 말과 마차를 타고 다녀요. 한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땅에 농사를 짓고 현대 농사 기구를 쓰지 않습니다.

 

 

전기와 수도시설 없이 사는 삶이 상상이 되지 않지만, 가끔 텔레비전에서 봤었던

검은 옷을 입고 긴 턱수염을 길렀던 남자, 긴 드레스와 보닛을 머리에 썼던 사람들이 아미시였구나 싶더군요.

책은 총 6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 가족

2부 공동체

3부 훈육

4부 일

5부 테크놀로지

6부 믿음

각 부의 끝자락에 [아미시에게 배우는 육아 지혜] 가 정리되어 있어 좀 더 이해를 도왔습니다. 아미시를 통해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 실천할 수 있는 점을 알려주고 있지요.

책을 읽어나가면서 노란 색연필로 밑줄을 죽죽 그어나갔습니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꽤 많았어요. 그 구절들을 적어봅니다.

아미시들이 아이 키우는 모습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나는 아미시 육아가 '육아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다. 아미시 육아는 아미시들이 마음 깊이 간직한 많은 믿음의 결정체다. 아미시들이 지닌 믿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미시가 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 가족이 있다는 믿음이다.(p 43)

아이가 자기 삶에서 믿고 의지할 만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한두 명만 있어도 아이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요" 달리 말해 아이의 삶에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p 71)

아이들이 땅과 멀어질수록, 먹거리를 심고 물을 주고 거두는 일과 멀어질수록, 진짜 음식은 덜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 매일 광고에 나오는 초가공 정크푸드에 자연스럽게 손이 갈 것이다.(p 89)

단, 아이들은 안전하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 가장 잘 자란다는 것만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들에게 자신이 사랑받고 있으며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는 일이다.(p 116)

아미시 아이들에게 결코 부족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아미시 정체성이다. 하나의 문화로서 그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 무엇을 믿는지 정확히 안다.

(p 155)

잉글리시 부모는 교육을 대개 교실에서 이뤄지는 일로 본다. 아미시 부모는 교육을 아이 삶의 거의 모든 일에서 일어난다고 본다. 그러므로 아미시 부모는 교사로서의 역할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p 180)

행복은 아미시들의 주요 목표가 아니다. 부모에게나 아이에게나 행복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아미시들은 행복이란 다른 사람을 잘 대했을 때 생기는 '부산물' 정도로 생각한다.

아미시들은 아이들이 행복 대신에 가치를 지닌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다.

성실하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 일하고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치 있는 사람으로 키워진 아이들이 결국 무척 행복한 사람이 된다.

(p 197)

아이를 비교하는 것도 몹시 위험하다. 다른 아이들과 자꾸 비교당하는 아이는 바르게 행동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엇나가기 시작한다. 끊임없이 무시하거나 비아냥대는 어조는 아이를 무너뜨린다. 조급함과 습관이 될 수 있다. 조급하게 굴며 아이나 배우자를 다그치는 태도는 정서적 학대라 할 수 있다. 서로에게, 그리고 서로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로 말하는 것이야말로 부모로서 가장 좋은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존중하게 된다.(p 208)

말은 아이를 무너뜨릴 수도 치유할 수도 있다. 말은 아이를 고결한 사람으로도 범죄자로도 키울 수 있다.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힘이 혀에 있다. 내가 아미시 친구들에게 배운 귀중한 교훈 하나를 꼽으라면 아이를 키울 때는 더 자주 멈추고 더 조심스럽게 말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p 214)

우리 엄마처럼 엄마로서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것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 온갖 걱정과 일을 제쳐 두고 더 많이 놀아 주지 못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해야 할 일이 노상 너무 많았던 듯하다. 지금은 그 일이 무엇인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반면에 아이들과 함께 놀았던 기덕은 환하게 빛난다.(p 284)

"부모가 눈앞에서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이들은 슬프고 외롭다고 느낍니다." (p 292)

인생은 짧다. 아이들이 우리와 한집에 사는 동안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은 훨씬 더 짧다. 이 짧은 시간을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서핑으로 덧없이 보내지 말고 책임질 방밥을 찾으라.(p 329)

내가 아미시들에게 육아에 대한 조언을 구할 때마다 아미시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말로 가르치기보다는 부모가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해서 말한다. (p 357)

"저희는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율을 저희 스스로 본보기가 되어 실천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입니다."

(p 359)

아미시 육아가 편안해 보이는 이유는 아이들이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아이들을 조종하는 단계적인 육아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미시 육아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좋은 결과로 그 가치가 증명된 삶의 방식일 뿐이다.(p 385)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더라구요.

5개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전 이제 5개월차 햇병아리 부모인거죠.

열 달동안 소중히 품었던 아이를 낳고 나서, 새생명에 대한 감격도 잠시.

밤낮이 바뀐 아이에 잠 못 이뤘던 적도 있었죠.

제 때에 씻고, 먹고, 용변을 볼 수 없을 때도 있었어요.

아... 이래서 극한육아라고 하는 구나 싶었습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육아가 그렇게 힘든걸까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독박육아라는 말 참 아프고 슬픈 말이예요.

아미시 사람들의 공동육아가 참으로 부럽더라구요.

가족 공동체가 함께, 아니 마을 공동체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문화는

불과 30년 - 40년 전만해도 우리에게도 있었다고 봅니다.

이제는 핵가족화가 되어서 아이와 엄마, 혹은 아이와 아빠 이렇게

독박육아가 이뤄질 수 밖에 없으니 참 안타깝죠.

아직 5개월차 초보 엄마지만,

육아는 정말 나 자신을 키우는 일이더라구요.

나의 사랑스런 아이, 그리고 또 하나의 아이.

바로 나의 내면아이를 성장시키는 거죠.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도 함께 성장한다는 말이 정말 맞네요.

날 키워주셨던 엄마, 아빠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돌이켜보니 저희 엄마는 아미시 엄마와 비슷하셨어요.

신앙을 중심으로, 세속을 멀리하라고 가르치셨죠.

어렸을 때 TV는 바보상자라며, 볼 수 없도록 TV 코드를 작은 나무 상자에 홈을 파서 넣고 자물쇠로 잠구셨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당시에는 TV의 유혹이 정말 컸었는데 말이죠.

"너의 삶의 중심에 항상 신앙을 두어라." 라고 하셨어요.

엄마의 그 말씀이 살아가면서 제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되었죠.

아미시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호흐무트(겸손), 우프게파(나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중요하지 않다), 겔라센하이트(내려놓음) 라는 세 가지 원칙을 접하게 된다고 합니다. 아미시 아이들이 그토록 행복하게 자랄 수 있게 해주는 열쇠라고 저자는 말하네요.

이 책의 원제목은 [More than happy] 입니다.

행복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집중하는 아미시 공동체, 행복이 삶의 목표가 아니라, 가치있는 삶을 열렬히 살다보면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죠.

기독교적 종교관이 가득 담긴 책이기에, 종교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은 읽기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종교적 색채 이전에 한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아미시의 문화를 이해하게 된다면 큰 거부감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 꿈은 아이들이 자라서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라는 생각에 동의하는 부모들에게는 아미시 육아의 지혜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는 [육아는 방법이 아니라 삶의 방식입니다] 책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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