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등 속담 따라 쓰기 1단계 - 교과 연계 속담으로 어휘력을 키우는
구본영 지음, 박정제 그림 / 하늘을나는교실 / 2026년 2월
평점 :

교과와 연계된 속담 책이라니, 문해력 수업을 하는 입장에서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습니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글을 ‘읽는 것’과 ‘이해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격이 있다는 점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특히 속담처럼 짧지만 비유가 담긴 문장은 아이들의 어휘력과 사고력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됩니다.
속담은 단순한 옛말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생활의 지혜와 문화적 맥락이 담긴 표현입니다. 한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겉뜻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비유적 의미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은 아이가 글의 표면적 의미를 넘어 맥락을 추론하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읽기 이해 연구에서도 관용 표현이나 비유 표현을 이해하는 능력이 전반적인 독해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속담을 배우는 일은 결국 ‘숨은 뜻을 찾는 연습’이 되는 셈입니다.
이 책이 특히 인상 깊었던 이유는 속담을 단순 암기 대상으로 다루지 않고, 하루에 한 장씩 부담 없이 접근하도록 구성했다는 점입니다. 4컷 만화는 상황을 먼저 보여 주어 아이가 의미를 자연스럽게 유추하도록 돕고, 이어지는 간단한 쓰기 활동은 배운 표현을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게 합니다. 읽고, 이해하고, 써 보는 과정이 한 흐름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또한 따라 쓰기 활동은 글씨 연습을 넘어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기회가 됩니다. 반복해서 또박또박 써 보는 과정은 어휘의 형태를 정확히 기억하게 하고, 이는 장기적인 어휘 습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짧은 문장을 반복 학습하는 방식은 인지적 부담을 낮추면서도 학습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루 한 장’이라는 구성은 아이에게 꾸준함을 가능하게 합니다. 과하지 않은 분량은 작은 성취감을 남기고, 그 성취감은 다시 다음 학습으로 이어지는 힘이 됩니다. 매일 한 편의 속담을 만나고, 만화를 통해 상황을 이해하며, 짧게 써 보는 경험이 쌓이면 어휘력과 표현력, 그리고 문장의 숨은 뜻을 읽어 내는 힘도 자연스럽게 자라날 것이라 기대됩니다.
문해력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능력이 아닙니다. 짧은 문장 하나를 깊이 이해하는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야 비로소 단단해집니다. 속담은 그 출발점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우리말의 재미와 지혜를 전하며, 생각의 폭을 넓혀 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본 서평은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