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와인
이영임 지음 / 틈북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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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임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별 생각없이 집어든 책이었는데, 책장을 덮을 때 난 울고 말았다.

화자의 남편이 누나에 대해 갖고 있는 기억.. 그게 너무 슬펐다.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실화에 바탕하고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짐작되는데,

진정이 묻어나는 이 작품이 그 슬픈 실화에 위안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소문, 오해, 불신.. 이러한 것들이 만들어내는 상처를 잔잔하지만 절실하게 묘사해낸 작품.

참, 요새 양장에다가 띠지에다 금박에.. 하여간 책 표지에 너무 많은 돈을 들이고

책값을 팍팍 올리는 출판사들이 많은데,

제발 우리나라도 이런 값싸고 가벼운 판형의 페이퍼백이 보편화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이렇게 싼 책을 배송료도 안 받으면

출판사는 뭘 먹고 살지? 그것 참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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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김형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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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다시 영화로 만드는 것과,

영화를 다시 소설로 만드는 것은 다르다, 당연히.

후자의 경우에 나를 만족시킨 작품은 이제껏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사는 것이 망설여졌다.

그러나 서점에서 몇 페이지를 읽어본 후 마음이 바뀌었다.

문학과지성사, 라는 출판사에 대한 믿음도 컸지만

(솔직히 처음에는 문지에서 이런 책을 냈다는 게 의외였다..)

김형경의, 그녀만의 감수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유려한 문체가 책을 손에서 뗄 수 없게 한다.

줄거리를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겠지.

그러나 이 책의 훌륭함은 줄거리가 아니라 표현에 있다.

 

이미지를 능가하는 문학이 있다는 것을,  그래도 아직은 믿을 수 있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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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박완서 외 지음 / 현대문학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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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의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정식 야채볶음흙>

김중혁의 <무용지물박물관>

이 두 소설을 강력히 추천한다.

젊은 신인 작가들의 패기와 상상력과 독창성을 엿볼 수 있는 문제작이다.

이혜경의 <피아간>도 중견 작가의 탁월한 역량과 문학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수작!

 

그러나 하성란의 소설은 늘 그게 그거고, 쓸데없는 묘사가 너무 많다. 그게 특기이기는 하지만.

정이현의 소설은 도대체 왜 뽑혔는지 모르겠다. 끼워맞춰서 쓴 티가 너무 나서 조잡하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역시 좋은 소설들이 많았다.

<올해의 좋은 소설>은 옴니버스 소설집 중에서 가장 읽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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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아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7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일본 소설들이 문자 그대로 '쏟아지고' 있다.

화려한 띠지와 낯뜨거운 미사여구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은 결국 독자의 몫인가.

이시다 이라의 '4teen'을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샀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다소 실망스럽다.

물론 재미있는 작품이다. 작가의 역량이 탁월하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어딘가 살짝 부족하다.

특히 사건의 얼개가 밝혀지는 과정이 뻔한 추리영화의 결말처럼 어설프고 싱겁다.

왜 악당은 항상 주인공에게 총을 쏘기 전에 자신의 범죄를 모조리 고백하는가?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왜 항상 주인공에게는 그를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나는가?

그것이 가장 큰 흠이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는 매우 뛰어나다.

마치 작가가 십 대 소년으로 되돌아간 듯 섬세하고 생생하고 현실적이다.

빼어난 묘사가 단순한 구조의 허점을 보완해주는 소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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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한 사랑 노래 문학과지성 시인선 300
박혜경.이광호 엮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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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집을 샀다.  그리고

행복했다.

싸구려 연애시 모음집이 아닌,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낸 '정통의 사랑시 모음집'은

명성에 걸맞는 훌륭한 책이다.

문자 그대로 '주옥 같은' 시들만 가득했다.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아까웠다.

사랑은 이토록 아프고 질기고 가볍고.. 또 황홀한 것인가.

시인들의 언어가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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