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렌즈 - 2007 제31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홍 지음 / 민음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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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책 산 돈도 아깝고 읽느라 허비한 시간도 아깝다.

그래도 별을 1개 안 주고 2개 주는 건 '민음사'에 대한 마지막 믿음 때문이다.

일단 이 작가는 기본이 안 되어 있다.

맞춤법 틀린 게 한두 개가 아니다. 

영정 사진을 '영전 사진'이라 하고 '비밀에 부치다'를 '비밀에 붙이다'라 쓰고..

게다가 어색한 부사와 부적절한 형용사, 뜻도 모르고 쓴 거 같은 한자어는 왜 그리 많은지.

읽는 내내 표현이 눈에 거슬려서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내용에 리얼리티가 부족하다. 

아니, 문장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내용에 리얼리티를 부여하지 못했다고 해야 하나. 

그러므로 나는 책 뒷면에 실린 심사위원들의 극찬에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그들은 정말 이 작품이 그렇게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는 미덕은 딱 두 가지다.

작가가 대단한 미인이라는 것(작가들 중에 이만한 미인이 있을까?)

그리고 현대사회의 아이콘들을 소설 곳곳에 꾸준히 잘 배치해놓았다는 것.

결론 - 인터넷 연애소설을 품격 있는 척 포장해놓은 작품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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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별장, 그 후
유디트 헤르만 지음, 박양규 옮김 / 민음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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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대하는 작가다, 유디트 헤르만.

솔직히 책장을 열자마자 빨려 들어갈 만큼 흡입력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도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완결되는 것이 놀랍다.

서술 자체가 하나의 소설을 만든다고 할까.

아홉 개의 단편 중 표제작인 '여름 별장, 그 후'가 가장 좋았다.

현대 독일의 젊은 작가가 쓴 단편 소설은

지금 우리 문단의 젊은 작가가 쓴 단편 소설과 많이 달랐다.

그 누구와도 달랐고 그 어떤 작품과도 달랐다.

유디트 헤르만의 작품에는 치밀한 구성이나 소도구, 섬세한 묘사는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이야기가 무리 없이 전개되고,

그것이 묘한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독특한 매력을 가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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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에이지
가쿠다 미츠요.가와카미 히로미 외 지음, 신유희 옮김 / 해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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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출간 의도는 나름대로 재미있다.

일본의 여성 작가 7인이 쓴 7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라..

표지가 일단 무척 예뻐서 눈길을 끈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표지만 예쁘다.

 

'대안의 그녀'를 쓴 가쿠다 미쓰요나 '뱀을 밟다'를 쓴 가와카미 히로미,

그 밖에도 후지노 지야 등 일본의 주요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도

이 작품집에서는 영 맥을 추지 못한다.

 

책 제목 그대로 십대 소녀들이 그냥 시간 때우려고 끼적거린 심심풀이 글,

일기장에나 털어놓을 법한 사소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문체가 아름답다거나 상상력이 기발하다든가 그런 미덕도 전혀 없다.

솔직히 돈 아까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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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 - 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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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집에는 '바람의 도시'와 '야시', 두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호러문학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유혈이 낭자한, 그런 무시무시한 작품은 아니고

오히려 환상문학에 더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은 작품들이다.

죽은 친구를 살리기 위해 모험을 감행하는 소년의 이야기 '바람의 도시'

요괴들의 시장에 팔아버린 동생을 되찾으려는 형의 이야기 '야시'

줄거리가 이렇게 한 줄로 요약될 만큼 구성이 단순하고 서사가 충실하다.

 

솔직히 문학적인 미덕은 없다고 봐야 하는 책이다.

빼어난 문장도 없고, 탄탄한 구성도 없고, 진지한 주제의식도 없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숨에 읽힌다.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다.

환상적이고 기괴하면서도 묘한 슬픔을 주는 독특한 문학.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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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굴 가이드
김미월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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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김미월의 소설을 좋아했기에 창작집이 나오자마자 구입했다.

<서울 동굴 가이드>에 수록된 9편의 소설들은

제각각의 장점과 매력을 충분히 갖고 있는 웰메이드 단편들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수리수리 마하수리' 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오래전에 죽은 단짝 친구의 납골당을 찾아가는 길에

우연히 조그만 절에 머무르면서 그곳에서 일어나는 하루 동안의 일을 담고 있다.

잘 웃는 18세 어린 스님, 괴팍한 주지 스님, 퉁명스러운 공양주 할머니..  

나쁜 사람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슬프지만 따뜻하고 아름답고 투명한 소설.  

 

'가을 팬터마임'이라는 소설이 두 번째로 좋았다.

"내가 죽고 난 후에 내 블로그의 사진과 글들, 메일박스의 메일들은 모두 어떻게 될까.."

이 부분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정말.. 어떻게 될까?

우체통 속에 들어 있는 것이 편지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 매력적인 소설.

그 밖에도 '(주)해피데이'나 '너클'.. 등등 9편 모두 좋았다. 

 

김미월의 소설은 문체 때문인지 읽을 때는 참 명랑 쾌활하게 읽히는데

다 읽고 나면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내용이 그만큼 우울하고 슬프고 무겁다.

우울한 얘기를 명랑하게 하는 게 김미월의 장점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김미월의 진짜 장점은 문장이 정확하다는 거다.

그녀의 문장에서는 조금의 허점도 보이지 않는다.

비문 오문이 전혀 없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완벽하다.

소설이 술술 읽히니까 쓰는 것도 그냥 술술 썼을 거 같은데

가만 보면 단어 하나하나에 꼼꼼하게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오랜만에 괜찮은 소설집 하나 읽게 되어 기쁘다.

그런데 소설 내용이 다 왜 이렇게 우울할까?

책에 실린 김미월 사진을 보면 장난기 가득한 눈에 얼굴도 귀염상이던데..

말못할 아픈 과거나 상처...  어떤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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