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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감상문 - 읽거나 믿거나
이미나 지음, 이미란 그림 / 뭉클스토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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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럽게 책 만드는 다른 출판사 편집자와 디자이너 기운 빠지게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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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유시민의 항소이유서 알라딘 싱글즈 특별 기획 5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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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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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책
폴 서루 지음, 이용현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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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혼자 유럽을 여행한 적이 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쉴 때였다. 특별히 여행을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여행 마니아인 선배가 옆에서 계속 펌프질을 해준 덕에, 간신히 비행기와 숙소 정도만 예약하고 가이드북 두 권을 들고 떠났다. 


혼자 하는 여행은 자유라면 자유였고, 외로움이라면 외로움이었지만, 무서웠던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외국어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영어가 유창하지도 않지만, 때때로 상대방의 말을 못 알아듣기도 했지만, 다른 언어를 말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내가 '이방'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었다. 그건 혼자 국내를 여행할 때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이방인이 되고 싶은 욕망", "이국적인 풍경을 경험하며 미지의 것을 기꺼이 마주하고 싶은 욕망"이란 구절을 읽고, 그때의 여행이 떠올랐다. 지금도 나는 여행 준비가 귀찮아서 여행을 잘 못 가는 사람이지만, 그 여행에서 느꼈던 이방인의 감각은 종종 그립다.


책은 뭐랄까, 여행자를 위한 바이블 같은 느낌이다. '여행이란 무엇인가', '기차 여행의 즐거움', '완벽한 현실 도피를 위한 여행의 규칙', '여행기를 쓴다는 것', '얼마나 오래 여행하는가', '여행자의 가방 속', '여행의 동반자들', '시련으로서의 여행', '여행에서 얻은 다섯 가지 통찰' 등 저자인 폴 서루는 여행을 둘러싼 모든 것을 담고 싶었던 것 같다. 구성이나 형식이 독특한 만큼, 읽는 이에 따라 다양한 방법과 용도로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여행 안내서이자 실용서, 문집이자 편람, 독서 목록이자 회상록으로도 간주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도 말했듯이. 굉장히 문학적이면서 철학적이기도 하고, 어떤 장들은 실용적이기도 하다. 여행 문학의 정수들을 모은 책답게 좋은 문장들이 가득한데, 밑줄을 긋다가는 끝이 없을 것 같다. 


"익명으로 남는 것은, 그런 상태로 흥미로운 장소를 여행하는 것은 떨쳐버릴 수 없는 유혹이다. 그것은 중독이다."

_폴 서루, 『바다에 면한 왕국』


"모든 훌륭한 여행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으로부터 옮겨져 공포와 경이의 한가운데에 놓이는 것이다."

_피코 아이어, 「우리는 왜 여행하는가」, 『살롱』


"외로움이라는 마법은 여행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외로움은 어떤 일이 일어나게 만든다."

_조너선 라반, 「왜 여행하는가?」, 『고향으로 차를 몰고 가다』


"관점은 여행을 떠나야 비로소 변화한다."

 _제임스 볼드윈, 『산 위에 가서 말하라』 


책을 읽다 보면 자꾸만 내가 했던 여행들을 떠올려보고 곱씹게 된다. 공감하고 비교하고 때론 반박하면서, 여행이란 무엇인지, 왜 여행하는지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또 하나, 여행 문학이라는 장르가 이토록 넓고 깊었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는데,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여행은 곧 인생에 대한 은유이기에, 또 "여행에 대한 동경은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싶다. 어쩌면 다음 여행에서는 이 책에 실린 많은 작가들처럼 나만의 여행기를 써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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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별 - 가장 낮은 곳에서 별이 된 사람, 권정생 이야기
김택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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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어른을 위한 동화라든가 인물 에세이 유의 책은 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일단 표지가 예뻐서 눈이 갔다. 그리고 권정생이란 분을 잘은 몰랐지만 기사 같은 데서 종종 보면서 기억에 남았던 터라 어떤 분인지 좀 더 알고 싶어졌다.


읽으면서 몇 번이나 울컥했다. 한 사람의 인생에 이렇게 슬픔이 많아도 되나 싶었다. 뻔한 감상이겠지만, 사소한 일들로 쉽게 슬퍼하고 마음 약해지는 자신이 부끄럽게 여겨졌다. 다 읽고 나서는 또 한 번 부끄러웠다. 한 사람의 삶이 그 자체로 이렇게 감동스러울 수도 있구나 싶었다. 그 분의 삶도 슬펐고, 이야기도 슬펐지만 다 읽고 나면 어쩐지 마냥 슬프지는 않았다. 그 모든 슬픔과 몸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맑았던 삶이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졌다. 평생 오줌통을 달고 살아야 했고, 글을 쓰고 나면 며칠을 앓을 만큼 몸이 아팠음에도 자신보다 더 약한 존재들을 돌보기 바빴던 사람. 슬프고 아팠지만 그보다 더 건강하고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보다 결코 불행하지는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성자’라고 말하는 것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고 여겨졌다.


또 하나 놀랍고도 존경스러운 것은 자신이 믿는 바를 그대로 살아낸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마당의 풀 한 포기도 뽑지 않고, 이불을 파고드는 생쥐를 내쫓기는커녕 친구 삼고, 인세로 번 많은 돈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고 여전히 가난하게 생활했다는 이야기 등... 하나라도 더 갖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삶이다. 뭐든 생각은 할 수도 있어도 실천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내 경우 나름대로 환경을 생각해서 실천한다는 게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 정도인데.


새마을운동 때 예배당의 나무들을 모두 뽑아내려 하자 권정생이 마지막 남은 대추나무 한 그루를 끌어안고 제발 베지 말라며 우는 장면이 있다. 우리들은 같은 사람의 아픔조차 쉽게 공감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는데, 그는 나무 한 그루를 지키기 위해 울고 있었다. 아마도 그 자신이 누구보다 많이 아팠기에 다른 이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아이처럼 맑은 마음을 지녔기에 나무의 아픔까지 제 아픔처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리뷰가 다소 두서없지만, 설명하려 하면 할수록 제대로 설명이 안 되는 느낌이다. 이 책을 읽고 느낀 바를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기에는 내 언변이 못 미치는 것 같다. 그저 많은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는 <김대중 자서전>을 집필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한 분의 존경할 만한 어른에 대한 이야기를 신뢰할 만한 저자가 썼다고 하니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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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와 그 적들 - 콤플렉스 덩어리 한국 사회에서 상처받지 않고 사는 법
이나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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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추천해 줘서 읽게 됐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제목이지만 막상 펼쳐보면 술술 읽힌다.
읽으면서 내내 맞아 맞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명품과 외모 등 눈에 보이는 허식에 집착하고, 집에 집착하고, 돈에 집착하고, 자식 교육에 지나치게 열 올리고, 그래서 아이들은 점점 폭력적으로 되어 가고 노인들은 소외되고 가족은 해체되고...

현상만 보면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책에는 이런 현상들이 벌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과 진단이 담겨 있다. 물론 심리학자인 저자는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이를 풀어낸다. 그중에서도 ‘콤플렉스’라는 분석심리학의 개념을 키워드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집단 콤플렉스들을 짚어낸다.

특히 책에서 일관되게 지적하는 것은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한국인의 특성이다. 안 그런 사람도 물론 있지만 ‘남한테 꿀리지 않게’, ‘남 보기에 번듯하게’에 목숨 거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한의 사회에서 욕망의 사회로 변했다고 이야기하는데, 문제는 그 욕망이 진정한 내 욕망이 아닌 타인의 욕망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한국 사회의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제시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융 심리학의 궁극적 목적이기도 한 ‘개성화’다. 개성화란 ‘주변 상황이나 집단적인 흐름 또는 대세에 동조하기보다는 참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관심을 갖고, 자기 내부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가치대로 사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그 가치대로 사는 것. 타인에 의해 주입된 욕망 때문에 앓고 있는 지금 한국인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 아닐까? 이러한 해결책이 너무 뻔하거나 착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이 바로 이 개성화에 대한 이야기였다. 모두가 똑같은 성공을 좇아 애벌레 기둥을 오르려고 아등바등하지만 않아도 지금처럼 다들 아프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나는 남을 의식하지 않는 편이라고, 내가 원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한국 사회의 여러 콤플렉스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성형을 하거나 명품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 역시 남들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사는 것은 아니니까. 허식이나 성공에 대한 콤플렉스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흔히 이야기하는 세속적인 성공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내 또래에 비해 이룬 것이나 가진 것이 없다는 점을 점점 의식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금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추구하는 삶, 행복은 무엇인지 계속 생각해 보는 중이다.

책에서 쓴 표현대로 ‘모두 아픈 대한민국’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전 세대가 아프다고 아우성치는 요즘이다. 서로를 탓하고 욕하지만 말고, 이런 책을 통해 한 번쯤 우리 사회가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 돌아보고 들여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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