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과 처형의 역사
다카히라 나루미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고문과 처형의 역사>의 서평을 신청한건,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인간의 잔혹성이 어디까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지 궁금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인간사회가 고문을 공포와 권력을 어떻게 사용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역사기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고문기구과 처형방식을 그림과 함께 소개하며, 사회 배경과 사람들의 인식까지 함께 다루고 있었다.


머릿말에서 저자는 이 책이 단순히 처형 자체를 설명하기보다는 고문과 처형 기구의 구조와 실제 사용 방식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책의 대부분 내용은 삽화와 함께 구체적인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덕분에 역사 기록의 성격이 강하고, 막연히 카더라로 알고 있던 고문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


책을 읽는 동안 인상적인 부분은 마녀사냥에 관한 이야기였다. 13세기 스위스에서 시작한 마녀사냥은 15~16세기에 유럽 전역으로 퍼지며 절정에 이르렀다고 한다. 당시에는 고문을 통해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 법적으로도 정당한 수사 방식으로 여겨졌다. 고문을 받으며 마녀로 몰린 사람들이 남기 기괴한 자백들은 대부분 고통 속에서 만들어낸 자백이 아니었을까. 악마와 성관계를 마녀들의 집회 샤바트에 참여했다는 증언 말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공포가 어떻게 집단적인 광기로 이어지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또 다른 흥비로운 내용은 단두대가 단순한 처형의 역할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처럼 소비되었다는 점이다. 프랑스 혁명이후 단두대 처령은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구경거리처럼 소비했다. 김지어 단두대를 모티브로 한 장식품이나 장난감까지 등장할 정도였으니그 당시 분위기를 충분히 짐작 할 수 있었다. 처형이 공포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대중적인 구경거리로 소비 되었다는 사실은 처음에 충격으로 다가왔으나, 예전처럼 물리적이지는 않지만 한 사람을 재물로 올려 놓고 잔인하게 까 내리는 요즘의 인터넷 문화를 보면 꼭 예전만의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책에서는 신체를 훼손하는 형벌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고대부터 이어진 코나 귀를 자라는 형벌은 단순한 처벌을 넘어서 사회적 낙인을 의미했다. 얼굴의 일부를 잃는 다는 것은 평생 죄인이라는 표시를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형벌은 아시아나 중동, 유럽 여러 지역에서 지역에서 다양하게 존재했으며, 심지어 현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다고 한다. 처벌이 단순히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배제하기 위한 방식었다는 것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디.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인간 사회에서 공포가 얼마나 강력한 통치 수단이었는가 하는 점이었다. 고문과 처형은 범죄자를 처벌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동시에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에게 경고를 보내는 역할도 했다. 공개처형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루어졌던 이유 역시 같은 목적이었을 것이다.


<고문과 처형의 역사>는 잔혹한 고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단순히 자극과 충격만의 책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두려움을 이용해 사회를 유지해 온 방식을 돌아보게 만드는 역사서에 가깝다. 물론 읽는 내내 편안하지는 않았지만, 인간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이해하게 해준 의미있는 독서였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