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헌 옷 추적기 - 당신이 버린 옷의 최후
박준용.손고운.조윤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1월
평점 :
울트라 패스트패션 시대, 몇천 원짜리 옷을 쉽게 사고 버린 뒤 '재활용되겠지' 여기는 사이 실제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겨레 21>기자들이 153개의 추적기를 통해 확인한 기록을 담았다. 공식 통계가 말하는 '100% 재활용'의 이면에서 중고의류가 인도 소각장, 타이 쓰레기 산, 볼리비아 황무지로 흘러가는 현실을 드러낸다.
과잉 소비가 개발도상국의 환경과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기업의 친환경 마케팅에 얼마나 공헌한지, 정부의 방치와 소비자의 책임은 무엇인지 차근히 묻는다. 옷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며 패션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돌이켜보게 하는 르포 에세이다.
*
한국의 헌 옷도 버려지는 세계적 '헌 옷의 수도' 파니파트시 재활용 공정의 현실은 주민들의 아픔과 연결돼 있었다. 대량생산된 뒤 폐기된 헌 옷들의 유입과 인도 정부의 미진한 대응, 그리고 공장들의 불법 폐수 방류가 겹쳐 김라구지란 마을은 점점 폐허로 변하고 있었다. 오염수로 살아가기 힘든 땅이 되면서 사람들은 하나둘 이곳을 떠났다. 하지만 여전히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은 하나둘 이곳을 떠났다. 하지만 여전히 떠날 수 없는 사람이 더 많다. "그나마 떠나는 사람들은 중산층에 속해요. 마을 밖에서 직업을 찾을 수 있고, 그래서 밖으로 이주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저속득층은 은떠날 수 없었요. 여길 떠나서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들고, 살기도 어렵기 때문이에요." 혈액암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하던 비제일 팔이 말했다.
마을에 살았던 4000면 중 100가구, 약 400면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미 마을을 떠났다. 하지만 떠날 여력도 없는 이들은 그저 아픈 몸을 이끌고 이곳에서 버틸 뿐이다. "떠나지 않은 사람들도 골 아프겠죠." 바플리가 굳은 표정으로 말한다.
*
아이는 외국인이 이곳에 온 게 신기한지, 호기심 섞인 눈망울로 바라보더니 이내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바닥에 구더기가 가득한 터라 까치발을 들고 도심스레 걷던 나와는 다르게 망설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발보다 더 큰 실발을 신은 탓에 종종 신발이 벗겨졌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땅을 디디며 걸음을 이어갔다. 나는 아이가 혹여 구더기를 맨발로 밟을까 싶어 마음을 졸였지만, 정작 아이는 덤덤했다. 고작 서너 살로 보이는 이아이에게 쓰레기 매립지는 익숙한 공간이었다.
나는 아이를 향한 시선을 쉽사리 거두지 못했다. 아이의 눈망울에는 알록달록한 자연이 아니라 구더기와 파리가 가득 메운 공간이, 거친 들개와 까마귀때가, 하늘로 치솟는 쓰레기 산이 어렸다.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아이에게 '세상'은 '쓰레기 산'이 전부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곳과 3500킬로미터 떨어진 한국에서 보내온 의류도 쓰레기가 되어 쓰레기 산의 일부로 묻혀 있을 터였다.
*
"지금은 이윤극대화를 위해 무조건 많이 만들어 팔고, 남은 옷은 다 폐기 처분하는 상황이다. 결국엔 팔고, 남은 옷은 폐기 처분하는 상황이다. 결국엔 대량생을 잡아야 한다. 적정량을 만드는 게 더 값이 들어서 대량생산 뒤 대량폐기 되고 있다. 그래서 패션 기업들이 옷을 끝까지 책임지려면 적당량만 만들어내고, 질 좋게 만들어서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쓰다가 고쳐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수선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제재를 가 할 수 있는 건 '생산자책임재황용제도(per)'를 도입하는 것이다. 프랑스는 2007년부터 의류 ERR제도가 도입되며 기금이 모이고 환경부 산하 조직에 있는 EPR 공정 처리 업체가 60개가 넘는다. 재사용, 재활용, 업사이클링까지 모든 게 재황용되고, 소각하는 경우에도 에너지자원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컨트롤타워도 없고 민간에 맡겨진 상황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3. 짧은 생각

위의 그림은 내가 <헌옷 추적기>를 읽고 AI로 만든 이미지다. 우리는 쉽게 옷을 소비하고 또 멀쩡한 옷을 쉽게 버린다. 그래도 죄책감은 없다. 왜냐면 나는 옷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헌옷 수거함에 재활용하는 것이기에. 그러나 우리가 재활용 될 거라고 믿는 옷들은 생각처럼 다른 나라로 가서 재활용이 될까.
그 대답을 하자면 NO다!!
우리가 헌옷 수거함에 버리는 옷들은 대부분 외국으로 나가 소각되고 또 원자재로 돌아가는 재활용 되는 과정 중에 노동력 착취와 또 다른 환경오염을 발생시킨다. 철마다 사는 옷들이, 어떤 나라의 아이가 보는 세상을 구더기가 가득한 헛옷 더미로 바꾼다니...
그렇다면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헌옷 수거함에 옷을 버리는 것보다 번거롭더라도 중고거래를 통해 옷을 처리하거나, 단순히 유행을 따라 옷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오래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고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런 노력으로 재양으로 번진 헌옷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그렇지만 이런 노력들을 통해 재앙으로 변한 헌옷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관심을 갖는 것은 큰힘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표가 필요한 국회의원들에게 '표를 얻을 수 있는 힘'으로 여겨질 것이고, 정책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무책임하게 대량으로 옷을 생산하는 기업을 제지하는 법이 생길 것이고, 그러면 헌옷을 처리할 때 발생하는 물질을 에너지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개발하는데 투자가 될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