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레벨에 잠이 오니?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4
이지은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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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소개

알라딘


방학이 시작되던 날, 낯선 사람들이 찾아와 철봉이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도착한 곳은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을 위한 캠프. 황폐한 마을에 자린한 폐교같은 곳에 열다섯 명의 아이가 모였다. 사실 철봉은 게임에 중독되지 않았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며 게임을 대신하고 레벨 업을 위해 '현질'을 했을 뿐이다. 캠프에서 같은 조로 묶인 네 아이들은 한결같이 한심해 보였다. 이 아이들과 조별 미션을 통과하고 수상한 캠프를 나갈 수 있을까? 게임보다 더 게임 같은 현실이 철봉 앞에 놓였다.

이 작품은 게임 중독을 '문제'가 아닌 '징후'로 바라보는 새로은 시각을 선사한다. 어른의 기준이 아닌, 십 대의 언어와 세계관으로 성장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 돋보인다. 이 작품은 중독을 극복하는 과정을 전개한다기보다 현실에서 자신 삶을 다시 플레이하는 이야기다. 첫 장을 열어 이 게임에 동참한다면 희망을 향한 의지를 느끼고, 다시 움직이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인상적인 문장들


*


"소원이 뭔데? 내가 동체 시력이 좀 되거든. 좀 이따 또 떨어지면 너 대신 잽사게 빌어 줄게."

"소원?"

엄크의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나한테 소원이 뭐냐고 물어보는 아이는 여태 한 명도 없었다. 내가 바라는 게 뭔지,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어떤 미래로 나아갈 건지 단 한 사람도 물어봐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내 스스로한테 안 물어본지 오래되었다.

"나? 당연히 다이아 다는 거지."

하지만 그 말을 뱉자마자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건 마음이 통하는 좋은 친구를 갖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그걸 바았는 걸 갑자기 깨달았다.


*


헤드셋 너머로 할머니의 고스톱 소리가 신나게 들려온다. 할머니도 어쩌면 너무 외로워서 화투를 치는 게 아닐까.

내일이 온다.

아주 많은 계절이 지나가 버린 것 같다.

코코콜라처럼 달콤한 것, 렐크처럼 파괴적인 것이 이제 다 지나가 버린 것 같다.

나는 왠지 더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졌다.

이상한 일이다.

3. 짧은 감상평


모든 중독의 원인을 살펴보면 여러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그것을 한 마디로 정의해 본다면 '외로움'이 아닐까. 지금 내가 있는 현실에서 너무 외로운 나머지 혼자라는 감정을 잊기 위해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를 찾아 나서다 주객이 전도되어 게임중독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게임은 한번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도 주고 또 열심히만 하면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까지 주니...게임 세상이 매력적이지 않을까.


그렇지만 현실이 힘들어 도망친 세계는 마취제와 다름이 없다. 마취가 풀리면 다시 외면했던 현실이 주는 외로움과 고통은 다시 찾아 올 것이고 이 악순환은 반복이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 외면하고 있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레벨에 잠이 오니?>는 청소년들이 왜 게임에 빠질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또래 친구들과의 소통과 어떤 어려움이 닥쳤을 때 도피가 아닌 정면돌파 할 수 있는 상황을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제시한다.


책을 덮으며, 이 땅의 청년들이 책 속에 주인공들처럼 '도피' 보다는 '정면돌파'를 하는 힘을 길러 보기를, 그리고 그런 힘을 기를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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