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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이상하든
김희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1월
평점 :

<얼마나 이상하든>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눈앞에서 사고로 떠나보낸 후,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으로 강박증에 시달리는 주인공 정해진과 저마다 이상한 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다.
아침에 일어나면 반드시 곰 인형에 뽀뽀를 해야 하고 목조계단의 삐걱 소리를 피하려고 꼭 가장자리를 걷고, 맨홀은 절대로 밟지 않게 노력하며 세수와 양치를 할 때 숫자를 맞추어 꼭 행해야 한다. 이 강박증 같은 법칙을 지키지 않으면 나와 주변인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고 믿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 모든 건 함께 놀러 갔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고를 당할 때 그녀가 맨홀을 밟고 있었기 때문에 생각한 버릇이다.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것은 주인공 정해진의 상실을 피하는 방법이다.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을 떠날 수 없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불면증을 앓고 있는 편의점 사장도, 이명 때문에 시끄러운 초침 소리로 그 소리를 막기 위해서 집안을 시계로 채우는 극작가도, 사채업자를 피하고자 수녀복을 입고 배우 지망생도, 공항에 갈 때마다 생기는 알 수 없는 두근거림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지 못해 한국에 남아야 하는 영국인도, 우체통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누군가에 편지를 쓰는 초등학생과, 형태 없이 검은 그림자로 존재하는 만초도 모두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품은 상처를 알고 있기에 독자들은 그들의 이상한 행동들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는 그 이상 행동들이 결국 타인에게 보내는 구조요청이었음을 깨닫고, 상처를 극복하는 것이 결국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이상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볼 때, 배척과 경계가 아닌, 관심과 이해를 보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것이 나에게 상대방이 보내는 SOS일 수도 있으니.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